코로나19를 거쳐 불안정한 고용 시장과 불경기를 겪었던 나는, 한동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꿈과 목표는 마치 움직이지 않는 미지의 성처럼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환경은 바다처럼 움직였고, 꿈과 목표도 그 흐름에 따라 너울너울 움직였다. 멀어져 보여서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기에, 나는 끊임없이 자학했다. 다 내가 게으른 탓이라고, 못난 탓이라고, 스스로를 탓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짙은 심해에 잠겨 있었다. 스스로를 탓할수록 우울감은 심해졌고, 나는 혼자 있을 때마다 울었다. 푸른 밤은 마치 내 마음에 짙게 남은 멍자국 같았다. 그래도 언젠가 영상편집을 할 수 있다는, 내 안의 작은 자부심마저 부숴 없어지기 시작했다. 난 아무것도 못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난 쓸모없는 사람이야. 그런 생각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한 가지 생각 끝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렇게 괴로울 거면 나 왜 살고 있지?'
아주 지독한 고독감이 몇 계절을 스쳐 지나갔다. 아마 약 이 년여의 시간정도 흘렀던 것 같다. 처음부터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듯, 나는 서서히 나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했다. 서서히 멍들었고, 서서히 죽어갔다. 그리고 나는 또 서서히 회복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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