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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Dec 18. 2021

낙원으로 간 아이들

1일 1드로잉, 머그컵

#155일차

*2021.12.17. 10분 글쓰기*

올해의 사진 1장


올해의 사진이라면 멸종위기 동물 수업 장면을 꼽고 싶다. 예술로 플러스 수업에서 멸종위기 동식물에 관한 신문기사를 확대 인쇄한 읽을거리를 함께 읽었다. 바나나, 바다거북이, 기린, 원숭이, 박쥐, 고래 등 환경오염으로 처참한 현주소를 맞이한 생명들에 대한 사연을 알게 되었다. 이어서 설치미술가 이창원의 작품을 영상으로 감상했다. <평행세계, 낙원>은 어두운 전시실에 빛과 그림자로 드러난 동물의 실루엣이 떠다니는 작품이었다. 위기에 처한 동물과 식물의 삶을 도울 수 없을까?


우리는 지구에서 더 이상 행복하게 살기 힘들어진 동물들이 이곳 아닌 다른 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낙원으로 보내자고 했다. 거울과 실제, 빛과 그림자, 원본과 이미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두 가지 차원에 대한 명시적 이해는 어렵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암묵적 이해를 거쳤을 거라 믿는다. 신문기사 사진에서 멸종위기 동물의 외형을 오려내어 거울 종이에 붙였다. 전등을 모두 끄고 블라인드를 내려 교실을 어둡게 한 다음 아이들이 오려낸 멸종위기 동식물 또는 빈 공간이 남은 종이에 빛을 비추었다. 교실은 새로운 공간으로 순간 이동한 듯 낯선 곳이 되었고 동물들은 우리와 같은 공간에 머물며 황홀하게 교실 여기저기를 유영했다. 멸종위기 동식물들은 빛과 거울을 만나 그림자로 환생했고 교실 바닥, 천장, 벽면, 사물함 등 다양한 공간에 나타났다. 거울 종이, 손전등으로 차원 이동의 마법이 일어나 교실이 낙원이 되었던 경험은 올해 최고의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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