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후아이 풍 마이 마을에 몽족 사내들

by 윤재훈

후아이 풍 마이 마을에 몽족 사내들


2537_4452_1949.jpg

(돼지몰이도 이들에게는 놀이다. 촬영=윤재훈)


후아이(small river)는 작은 강, 풍(honey)은 벌꿀, 마이(new)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마을 이름이 꿀이 흐르는 새로 생겨난 작은 강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마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라도 설명하는 듯 의미가 깊다.

열한두 살쯤 보이는 아이가 자기키보다 훨씬 큰 공기총을 매고 아빠 오토바이 뒤에 타고, 주말 아침 일찍 사냥을 나간다. 여기는 대부분 집에 공기총 한두 자루쯤은 있으며 권총들도 가지고 있고, 총을 파는 상인들도 다닌다.


2537_4453_2149.jpg 십오 세에 결혼하고 16세에 아기를 낳았다. 몽족 친구 ‘쏨깽’의 여동생인데, 남편은30살이다.


마당에는 17세 엄마가 부푼 젖을 스스럼없이 내놓고 아기에게 먹인다. 청년들은 동네 가게나 살라(정자)에 앉아 두 손을 마주치며 "땁 땁" 하고 성적인 이야기를 즐겨 한다. 15정도 소년들의 휴대폰에는 각국의 불법 동영상이 가득한데, 형들에게 보여주며 자랑도 한다. 10대 아이들이 무슨 영문인지 콘돔들을 몇 개씩 지갑에 넣고 있어, 나를 놀라게 한다.


2537_4455_2340.jpg 몽족 청년들


종일 논밭에 엎드려 힘든 일을 하는 몽족의 시커먼 장정들은 인근의 깔리양족들에 비해 마음이 무척 순수하고 여린 듯, 슬픈 일이 있으면 종종 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도 꾸이띠야오(국수)와 카놈(과자)을 파는 집에 사는 25살 <야이>가 살라에 앉아,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며 운다.

앞집에 사는 <찡쯩리> 네와 뭔가 속상한 일이 있는 듯한데, 모닥불 가로 부모들까지 나와 서로 자기들 입장을 항변한다. 눈만 뜨면 매일 보는 사람들인데 싸우면 안 될 것 같아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을 데라고 <솜차이>집으로 내려간다. 서로의 집 숟가락 숫자까지 알 정도로 다정한 사람들, 담도 없이 매일 서로를 정답게 부르며 가족처럼 사는 사람들인데.


2537_4458_262.jpg 부엌 모습.


몽족은 <일부다처제>와 <조혼>의 전통, 외지인과 결혼하지 않던 풍습까지 남아있어 한두 집만 건너면 전부 일가친척이다. 또한 인근에 수많은 마을을 이루며 모여 사는 깔리양족들에 비해 외지인에게 굉장히 우호적이다



keyword
이전 05화몽족과 오지민족 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