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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Jul 13. 2021

도라에몽의 어디로든 문이 현실에 생기면 벌어지는 일-上

현실:개정판 - 01

만화적 상상이 현실에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관해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길어짐에 따라,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하여 갑자기 이상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절대 아니다. 만화나 영화의 상상력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개소리를 정성스럽게 한다는 뜻에서 현실:개정판으로 이름을 지어 보았다.


어디로든 문 이미지_위키백과

도라에몽이라는 만화에 있는 어디로든 문이라는 아이템을 알고 있는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거나 생각하고 문을 열기만 하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문이다. 잘 모른다면 아래의 설명을 읽어보면 된다.

문 손잡이에 생각을 읽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평소의 공터"라고 말하면 진구네 집 근처의 공터가 된다든지, "어디라도 좋으니까 멀리"라고 말하면 적당히 먼 장소가 되는 등 추상적인 장소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노진구가 이슬이네 집에 가려고 하면 노진구의 마음이 읽혀 행선지가 이슬이네 집의 욕실이 되기도 한다.
- 어디로든 문 설명, 위키백과

이 어디로든 문이 대한민국에 실제로 나타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1. 어디로든 문을 처음 발견한 노원구 사는 김덕봉 씨

아내의 재촉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김덕봉 씨, 재활용 쓰레기 더미 옆에서 요상하게 생긴 핑크색 문짝을 발견한다. 신기해서 집에 가져갔다가 아내한테 등짝을 맞고 넘어지며 어디로든 문쪽으로 넘어졌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부모님 집이다. 덕봉 씨 어머니는 사과를 깎다가 쓰러지신다.

어쨌든, 어디로든 문의 기능을 깨달은 김덕봉 씨는 이를 언론에 알렸고, 노원구 김덕봉을 모르는 자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없게 된다. 오우 덬뽕 킴!

정부는 당연히 이 엄청난 물건을 개인이 혼자 사용하기보다는 국익을 위해 기부해달라고 접촉이 온다. 김덕봉 씨는 국익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국가에 공유하겠지만, 일부분의 보상을 요구한다. 50억을 받은 김덕봉 씨는 강남에 아파트를 산다. 더 이상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가지 않아도 되는 덕봉 씨. 덕봉 이즈 프리


2. 어디로든 문을 입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어디로든 문을 연구하며 기능들과 원리를 탐색한다. 기관만으로는 부족하여 학계와 재계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게 돈이 될 거라고 느낀 재벌 대기업들이 손을 뻗친다. 결국 큰 고민에 빠졌으나, 산학이 같이 연구를 해서 문의 원리를 파헤치고 어디로든 문의 양산체제를 만들어 대한민국이 5차 산업혁명의 리더로 도약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배팅한 삼성이 사업자로 선정된다.


3. 3이니까 삼성

미리 잡아두었던 외계인에 대한 고문의 강도를 높여 심문을 지속한 결과, 최초 발견 5년 후 문의 원리를 알아내고야 만다. 이윽고 3년에 걸쳐 생각한 곳으로 출구가 나오도록 설정하게 되면, 범죄가 만연할 수 있기에 한 문의 입구와 출구는 지정되도록 수정한다. A입구로 들어간 문은 A 출구로 밖에 나오지 못한다. 추가적으로 입구와 출구 중간에 Hub를 두어 하나의 입구로 여러 개의 출구로 나갈 수 있도록 개선한다.

대충 이렇게.. 허브를 경유하면 어떤 출구는 갈 수 있도록

반도체 공정라인을 셧다운하고 어디로든 문의 대량생산체계를 갖춘다. 삼성의 반도체 공정 중단에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TSMC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다. 대량생산체계를 갖추기까지 2년, 삼성전자는 결국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삼성에브리웨어 라는 인테리어 업자 같은 상호명으로 자회사를 만들어 어디로든 문 사업부를 독립시킨다. 삼성전자에서 이 신제품을 발매하기엔 주식의 가치를 띄우기 힘들다는 판단에 자회사로 독립하여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재드래곤의 계획이라는 기사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사업의 전문성을 위해 분리하였다는 씨알도 안 막힐 소리와 함께 삼성에브리웨어는 Door S를 신제품으로 발표한다.

삼성에브리웨어의 주가는 비상장 거래소에서 1백만 원까지 치솟는다. 


당연히 어디로든 문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줄 알았으나, 삼성에브리웨어는 충격적인 발표를 한다. 어디로든 문은 무상으로 제공하겠다. 대신, Hub의 통행세 정도로 플랫폼 이용료는 받겠다. 이는 삼성의 플랫폼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이었다. 제조업체의 마인드로는 어디로든 문의 생태계를 확대시킬 수 없다. 삼성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던 것이었다.

삼성이 애플 생태계를 넘나 든다고 한다.

이에 시장은 충격을 먹고 어디로든 문의 판매처로 등록된 전국의 삼성 서비스센터는 오픈 이틀 전부터 장사진을 이루게 된다. 뉴욕타임즈는 삼성 서비스센터에 줄을 선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의 사진과 함께 이런 문구를 싣는다. "이제 사람들은 애플스토어 앞에서 줄 서지 않는다"


이후의 이야기는 中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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