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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Sep 02. 2021

오늘부터라도 잘 살아야만 하는 이유

후성유전학 관점의 인생 돌아보기

내가 장기간에 걸쳐 해온 식습관이나, 행동들로 인해 얻은 문제가 내 자식에게 유전된다라면 어떠한가?


다윈에 따르면, 한 종에서 더 우월한 돌연변이가 태어나고 이 개체가 다른 개체보다 많은 번식을 하면서 진화를 한다. DNA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 불과 이 글을 쓰기 10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상식이라는 범주 안에 있었던 사실 중 하나였다.


하지만,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나의 장기간에 걸친 행동이나 습관들로 인해 나의 유전학적 성질의 발현이 변화되고 이 부분이 내 자손에게 유전된다고 한다.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 epigenetics)은 DNA에서 변화가 아니라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나는 표현 형질이나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뜻한다. 이런 변화는 세포분열 동안에 그대로 유지되며 여러 세대를 걸쳐 계속된다. 그러나 유기체의 DNA 서열에는 변화가 없으며 비유전적 인자들에 의해 유전자들의 발현이 활성화되거나 억제된다.
[참고] 한국 과학기술 정보원

갑자기 이 양반이 술에 취했나 싶을 수도 있다. 이해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나도 문과라 뭔 소린가 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쉽다. 

임신 초기 석 달 동안 산모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면 아이가 비만아가 될 확률이 높고, 할아버지가 소년일 때 비만아였다면 그의 손자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어른은 자살할 확률이 보통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장기적인 기간 동안의 반복된 감정이나 상태 행동으로 인해 어떤 유전자가 발현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유전자 스위치가 생겨버리는 거다. 그리고 이 스위치는 자식에게 유전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당신의 선택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참고하면 이해하기 쉽다.


당신의 선택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 |카를로스 구에레로 보사그나 https://youtu.be/_aAhcNjmvhc



머리 아픈 이과 내용은 여기서 각설하고, 문과 감성으로 돌아오면 내가 겪는 경험들이 나의 행동이나 습관 때문에 발현된 것이 아니라 나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나는 운동을 할 때 즐겁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땀을 한 바가지 비워내면 시원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운동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뭐, 이건 좋은 거네 

이렇게 나의 선조가 행하면서 변화된 유전자 스위치들이 내 몸에 소량 들어왔고, 이를 통해 나의 경험들이 바뀔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장기적인 습관들이 내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술을 줄이고 운동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안 좋은 환경에서 자꾸 벗어나도록 의식하고 똑바로 살아야겠다. 미래의 아들, 딸, 손자 손녀야 아버지이자 할아버지가 너희를 위해 잘 살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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