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두세시간 시작 이유, 봉사자에 집중하자
유기견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존의 단체나 콘텐츠를 보다 보면, 모두가 강아지에만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강아지들을 위해 주말에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먼 거리를 차를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힘겹게 타고 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두세시간을 시작하기 위해 조사 및 경험 축적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러 들린 안성 유기견 보호소에서 건국대학교 수의대생들을 만났다. 유기견 보호소는 보통 대중교통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다. 혐오시설이기 때문이다.
아직 대학생이던 그들은 자가용이 없어 봉사활동을 위해 고속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보호소까지 왔다고 했다.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던 나는 봉사활동이 끝나고, 내 차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태워 버스터미널까지 태워줬다. 다른 생명을 위해 시간과 돈을 내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이 좋은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졌다. 사실 유기견 보호소엔 일반봉사자보다 수의사를 준비하는 전문인력이 더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니.
이에 우리 두세시간은 카풀이라는 옵션을 추가했다. 유류비를 지원할 수 있는 만큼의 비용을 받고 수도권의 주요 지역에서 만나 차가 있는 리더와 함께 보호소까지 왕복으로 이동한다. 그 결과,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전체 참여자의 73%를 차지하며, 그중 2번 이상 참여한 사람은 13%이다. 아직 리더 Pool이 작아 소수의 인원만 참여할 수 있으나, 리더 수를 늘리면 더 많은 숫자를 달성할 것이다.
참여자의 독사진도 찍어주었다. 다른 생명을 위해 나의 한 달 중 2~3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자랑하고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이 자랑이 쌓이면, 참여자가 늘 것이고 결국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랑을 위해선 사진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고, 참여자 개인의 독사진을 찍어줘야 본인의 SNS 계정에 업로드할 것이라는 가정을 세웠다. 우리는 참여자의 독사진을 2~3장씩 제공하고 있으며, 참여자의 84%가 우리가 촬영해준 사진을 본인의 계정에 업로드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가게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좋은 일을 하고 돌아온 참여자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도록 만들고 싶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일회성을 제공해도 좋으나, 매일매일 소비를 해야 하는 식음료를 위주로 제휴를 추진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고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할인을 제공해주는 가게들을 찾았다. 그렇게 좋은 일을 한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가게들과 만났고, 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전 편에서 밝혔듯이, 결국 유기견 문제는 사람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들이 점조직 혹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형태는 규모의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비즈니스맨들을 끌어들여야 하며, 우리는 이를 위해 참여자들이 본인의 주말 두세시간을 써서 행한 좋은 일들을 자랑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보호소에 필요한 금전적 지원에 대한 체계를 마련할 것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버려지는 개들을 줄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보호소가 금전적인 이유로 보호를 중단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부터 브랜드들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를 해야만 우리가 참여자들과 함께 브랜드를 홍보해주는 조건으로.
레퍼런스가 생기면 언론홍보도 진행하여 이슈를 만들고, 제휴하는 브랜드를 늘려 우리의 목표인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지속적으로 생기게 만드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