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안에게서 듣는 라이베리아 이야기.
최근에 지도를 한참 보다보니 라이베리아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 이유는 유난히도 초록색으로 표식되어있었던 것이다. 시에라리온의 경우 제작년에 크게 홍수가 났던터라 영상과 뉴스를 종종 들을 수 있었는데 라이베리아에 대한 내용은 정말 듣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내 주변에 아프리카 여행을 한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라이베리아를 방문한 사람은 정말 손에꼽았다. 어젠 알렉스가 전화와선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봤다며 시에라리온이야기를 하더니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도운 라이베리아의 찰스테일러 독재자 이야기로 이어지며 내게 다시 라이베리아라는 키워드가 주어졌다.
라이베리아는 내가 지금 거주하고있는 코트디부아르 바로 옆에 해안가에 있는 나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아프리카 대륙을 조금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최근엔 친근하게 접하고있는 모로코의 경우 스페인 바로 아래에 인접해있다. 스페인 남부 끝 영국땅인 지브롤터에서 배를 타면 한시간정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모로코에서 쭉 내려오면 사하라 사막이 나오고 모리타니아가 나온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래가 내가 지냈던 세네갈이다. 우리에겐 갈치로 친근한 세네갈이다. 수산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있고 한국 사람들도 이곳에서 많은 수산업을 하고있다. 참치, 조개, 전복, 꼬막, 생선 등 많은 어패류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서아프리카 통치국이 세네갈 수도인 다카르에 설치되어있었다. 다카르에서 세네갈 뿐만아니라 그 아래 코트디부아르까지 다 관리를 했던 것이다. 당시 레바논 사람들이 영국으로 이주를 하기위해 마르세유로 이동해 비자를 받으려하였으나 (당시 프랑스의 레바논 간접적 통치) 프랑스로부터 거절을 당했고 프랑스가 통치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으로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레바논 사람들이 프랑스인들에 의해 코트디부아르까지 내려오게되었던 것이다. 사실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지도만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비옥한 땅 덕분에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다양했다. 특히 이곳은 커피와 카카오가 나는 나라로 아마도 수입이 꽤 괜찮았을 것으로 보인다. 세네갈 바로 아래에 있는 기니비사우의 경우 포르투갈령으로 현재에도 포르투갈어를 쓰는 나라이다. 그외 기니, 코트디부아르, 시에라리온,토고, 베넹,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프랑스어를 쓰고 가나, 라이베리아, 일부 카메론,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어를 쓰고있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나라는 Liberia, 라이베리아 라는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단 두개의 나라만이 식민지배를 받지 않았었는데 하나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고 다른 하나가 오늘 이야기 할 라이베리아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소에는 프로젝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데니스씨가 있다. 아프리카 사람의 이름답지않아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오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라이베리아의 역사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1822년 미국의 일부 흑인들이 노예 해방이 되기 시작하였다. 식민지를 반대해왔던 미국 식민협회는 그들을 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각지의 대륙으로 이주를 도와 그들의 자유를 도왔다. 게중 일부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물론 정착할 때 현지에 있는 원주민들과 소통이 쉽지는 않았을것으로 생각된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주 이름이 Grand kru라는 지역인데 미국의 흑인들이 그 지역의 부족사람들에게 찾아가 현재 수도인 몬로비아에서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한다. 그리고 부족장은 그들의 피부색, 그들의 고향이 이곳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데니스의 말에 의하면 라이베리아에는 16개의 언어, 16개의 부족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 후 부족장은 라이베리아 전 지역의 부족장들에게 통보를 해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후 미국에서 건너온 흑인들은 각 부족의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되었고 영어를 배운 그들은 조금씩 학문을 넓혀가기 시작한다. 그덕분에 그들은 의사소통이 가능해 졌다. 미국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흑인들은 백인들의 시스템을 보고 살아왔을테다. 그리고 라이베리아에 도착해 몬로비아에 정착해 살게되면서 이 나라를 그들의 시스템화 시켜 통치를 하기 시작했다. 라이베리아 혹은 리베리아, Liberty에서 따온 나라이름이다. 각 지역에 미국식 이름을 넣고 주로 나누어 미국의 주 이름을 넣기도했던것이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식 지명이름들이 많다. Greenville, Big4, Fishtown, Robertsport, Bensonville, 오른쪽 끝에보이는 코트디부아르의 국경에 있는 Haper주의 이름은 Maryland다. 워싱턴이있는 그 주의 이름과 같은 것이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의 5대 대통령의 이름은 James Monroe였다. 그리고 수도의 이름은 Monrovia다. 바로 그 대통령의 이름을 따온 수도의 이름인것이다. 라이베리아의 국기만 보아도 어떤 의미인지 쉽게 알 수가 있다.
양 옆, 위, 아래 인접국가들이 모두 프랑스 통치의 국가들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라이베리아가 식민지를 당하지 않았냐는 나의 말에 라이베리아 사람들과 프랑스가 협정을 맺어 강을 기준으로 국경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국경선을보면 그 국경선이 곧 강이고 강이 곧 국경선이다. 라이베리아 사람들은 부족마을이 반으로 찢어져 국가들이 분리되는것을 막고자 국경선 재조정 제안을 하였지만 프랑스인들은 자연에 맞추어 강을 기준으로 국경을 정해버렸다고 한다. 사실 라이베리아 뿐만아니라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이 땅따먹기 식으로 직선형 국가들이 많이 존재하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1847년 링컨대통령시절 노예해방이되었고 미국 흑인들은 그들의 동료들에게 라이베리아로 돌아올 것을 추천하였다. 그 이유는 긴 시간 억압받던 흑인 노예들이 라이베리아에서 기득권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시스템화를 시키다보니 본인들이 통치자가 되고 점점 오만해져 원주민들을 기만하고 노농착취를 하게된 것이다. 스스로 우월하다고 착각하고 각종 신분제도를 만들어 그들이 당했던 것을 그대로 원주민들에게 행하였던 것이다. 원주민들이 그 흑인들로인해 다시 식민지를 당한것이다. 하지만 어린 원주민들이 영어를 배웠고 점점 학문과 견해를 넓혀가자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고 그 마찰은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원주민과 이주민이 조화를 이루지못했고 이 마찰은 내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1989년 시작된 내전은 15년이 흐른 2003년까지 지속되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는 시에라리온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가 얼마나 많은 피로만들어진 다이아몬드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그 스토리중 라이베리아 및 유럽 기득권자들이 다이아몬드를 취득하고 시중에 값을 조절하기 위해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촉진시키는 내용이 나오는데 실제로 라이베리아의 독재자 찰스테일러가 시에라리온에 내전을 일으켜 정세를 불안하게하여 다이아몬드를 취득하곤 했다. 선거 기간 중 본인을 뽑지않으면 전쟁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협박을 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정부의 체제에 반대한 시에라리온 군인들이 국민들이 투표를 못하게 하기위해 사람들을 잡아다 손을 자리거나 팔을 잘라버리는 내용이 있다. 데니스에게 그런일이 일어나는것이 정말 사실이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데니스는 기니와 코트디부아르의 국경지역에있는 Yakepa지역의 출신인데 본인이 라이베리아를 떠날때가 약 16세-17세 정도였다고 한다. 다행히도 데니스는 코트디부아르의 대학으로 장학생으로 뽑혀 오게되었고 이곳에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단다. 그리고 그 외에 가족들은 모두 이웃나라로 난민으로 국경을 넘게되었고 국제기구에 의하여 호주로 난민 수용이 허가되어 이주하게 되었단다. 자주는 못보지만 연락은 하고 지낸다고 한다. 많이 힘들었겠단 나의 말에 지금은 본인의 가족이 생겼고 와이프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며 웃음을 지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봤다는 나의 말에 사실 그 영화는 시에라리온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고 데니스가 라이베리아를 떠날 때 많은 난민들이 떠나고 이주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의 예멘난민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 생각하냐는 나의 질문에 라이베리아 난민으로써 본인은 국경을 넘을시 돈한푼없이 건널수 밖에 없다고 했다. 죽음을 피해 걷고 또 걸어서 국경을 넘어 안전한 국가로 이주해야하는데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널수 있겠냐는 질문과 함께 여운을 남겼다. 또 그 또한 가짜 난민들로 인해 진짜 난민들이 보호받지 못받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데니스는 무슬림들이 비무슬림 국가로가 간접적 종교 전파를 하는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현재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뽑혔던 엘런 존슨 설리프 대통령의 활약으로 많이 안정을 찾았고 재선에도 성공해 임기를 모두 마쳤다. 하지만 워낙 오랜시간 지독하게 겪은 내전으로 아직도 많은 손길이 필요한 곳이다. 데니스에게 나 혼자 라이베리아를 여행하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많이 안정적여 졌고 좋아졌지만 여전히 너무나 열악한 환경으로 현지인을 동행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특히나 아직 전기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일본에서 중앙 전력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마을로 뻗게하는 정말 기본적인 인프라구축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 점은 코트디부아르가 바로 옆나라로 인접해있고 대사관도 있는데 왜 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이 라이베리아를 담당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코트디부아르가 담당이었다면 더욱 생생한 정보와 사업들로 가까워질 수 있었을텐데..) 2017년 대선을 통해 축구선수 출신인 조지웨아가 당선이되었고 앞서 말한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만들고 협박과 독재정치를 펼친 찰스 테일러의 전 부인을 대통령으로, 또 옥중에 있는 찰스 테일러 본인과 직접 통화를 했다는 소리가 있다. 특히 찰스테일러가 그의 전부인 쥬얼하워드를 뽑으라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다되어간다. 그의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져오는 오늘이다. 부디 라이베리아가 조금 더 안정이되고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래본다. 라이베리아에서 혹은 라이베리아를 위해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말에 알렉스는 "NO!!!!!"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후문이.
여튼 어제의 크리스마스에 신이 어디엔가 존재한다면, 부디 아프지말고 모두가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길 바래본다. 메리크리스마스.
*현지직원의 구전으로 짜여진 내용으로 디테일한 부분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