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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Jan 11. 2021

어느 날, 삶에서 완벽함이라는 단어를 지우기로 했다.

불완전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 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괴로워했었다. 매번 스스로를 엄격하게 평가하면서 다그치기 일쑤였고, 완벽하지 못하다는 핑계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도 했었다. 아니,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완벽해지기 위해 애쓰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좌절하곤 했었다. 완벽에 대한 집착의 바탕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 까 봐 두려웠고 보란 듯이 잘해서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요가를 만난 이후로부터 삶에서 완벽함이라는 단어를 지우기로 결심했다. 물론 살면서 철저하게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도 있다. 하지만 그 완벽함의 잣대를 나 스스로에게 갖다 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불완전하고, 앞으로도 불완전할 것이다. 그러기에 스스로에게도 타인들에게도 완벽함을 무리해서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불완전한 것도 그 나름대로 충분히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초에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완벽하지 않아도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매트 위에서도, 삶 속에서도 조금씩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진 나를 발견했다. 


 매트 위에서도 완벽함을 추구하던 때가 있었다. 모든 아사나를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던 때가 있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스스로를 탓하며 자책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요가가 하기 싫어졌다. 매트 위에 올라가기가 싫어졌다. 왜 그럴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예전처럼 요가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매트 위에서 애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SNS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요기들처럼 힘들고 어려운 자세들을 멋지게 척척 잘 해내서 인정받고 싶어 안달하던 내가 있었다. 그런 스스로가 불쌍하고 애처롭게 느껴졌다. 요가를 통해서 큰 위로를 받았던 내가 요가 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그 뒤로 완벽함이라는 단어를 지우겠다고 마음먹었다. 내 몸을 잘 알아주고, 내 몸에 맞는 선택을 해 나가기로 했다. 오랫동안 평생 수련을 계속해 나갈 것이기에 너무 조급하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매트 위에서 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너그럽고 다정하게 대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안 해졌다. 나에 대한 인정과 너그러움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확장되기 시작했다.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씩 깨우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멋진 자세도 중요하지만, 내 몸을 제대로 알아주고, 내 몸에 알맞은 선택을 해 주는 것이야 말고 진정으로 내 몸에 대한 예의이자, 스스로에게 베푸는 다정함이다. 완벽을 지향하고 강요당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매트 위에 서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아직까지 매트 위에서 욕심을 부릴 때가 있다. 완벽함을 지우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이렇게 또 한 번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저 수련의 나날들 속에서 완벽에 집착하는 나의 모습 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고요해지는 나의 모습을 만나는 날들이 점점 더 많아 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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