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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Apr 23. 2021

열정을 챙기는 건 내 몫일까 : 기업문화 (3)

사회에 대한 태도 EP.09 내부 브랜딩과 기업문화

열정을 가진 자는 시간을 들여 자신의 자유를 실현합니다. 열정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을, 그래서 그 이외의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그래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막대한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생산율은 하락하고, 조직의 구성원들의 인간관계는 말도 안 되게 파국인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면 생산량은 어떻게 높일까요.


 사실  저는, 어떻게 하면 그 조직의 구성원들이 행복할까 라고 질문하고 싶어요. 회사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나는 기업의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핵심가치에 동의하게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핵심가치는 모호하고, 조직문화가 수직적일수록 노동자는 조직 내부에서 개인 역량으로 성취를 이뤄나가기보다 일종의 처세술을 발휘해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데 급급하겠지요.


 나의 기업이 나의 행동방식에 어떤 원칙을 제시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원칙이 보다 빡빡해지면 규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원칙의 경우, 성원들이 원하는 대로 다양하게 개별적인 적용이 가능하지만 규칙의 경우 명확한 기준으로 구성원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하루에 한 번 운동을 해야 한다, 는 원칙이고 오전 8시에 30분 운동을 한다, 는 규칙입니다. 그렇다면 보통 기업의 입장에서는 원칙보다는 규칙이 편리하니, 규칙을 제시하여 운용될 것입니다. 좋좋소의 신입사원인 조충범에게 출근하자마자 청소를 해야 한다라는 규칙이 제시된 것과 같은 거죠.


 그러나 조직의 규칙이 나와 맞지 않을 때, 이해할 수 없을 때, 그럴 때 우리는 보통 무기력해지는 듯합니다. 언젠가 가졌었던 열정도 다 옛이야기인 것만 같습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글쎄요.


일단 그 주머니에 있는 열정 다 담아


 그런데 사실 기업이 제시해야 할 것은 브랜드의 원칙입니다. 왜냐하면,



 몇 년 내 글로벌 순위, 매출 얼마라는 수치는 직원에게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이 성장하면 직원의 통장에도 어느 정도의 금액이 더 떨어지겠습니다만은.. 그리고 자신에게 와 닿지 않는 숫자들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직원은 아마 몇 없을 것입니다. 대신 비전을 제시했을 때, 그에 동의하는 구성원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구성원들은 비전을 자발적으로 확대하고 다시 만들어낼 테니까요.


 그래서 이런 비전을 가져왔습니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적인 커피와 빵을 만드는 기술자들의 건강한 공동체가 되는 것. 프릳츠 커피 컴퍼니가 말하는 비전입니다. 프릳츠의 직원들은 이러한 프릳츠의 신념에 동의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활용합니다. 즉, 나의 신념과 부합하는 공동체의 비전 아래에서 즐겁게 일한다는 뜻인데요.




프릳츠 커피 컴퍼니


김병기 대표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프릳츠는 2014년, 6명의 창업자가 공동으로 세운 기업입니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2015년부터는 중미, 인도의 커피 농장과 직거래 방식의 교역을 진행하며 계속 확장·이전했습니다. 현재 오프라인에는 1호점인 마포 도화점, 아라리오 뮤지엄 1층에 있는 2호점 원서점, 그리고 3호점 양재점까지 총 세 개의 매장이 존재합니다. 커피와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굿즈를 통해서도 큰 화제를 모은, 자신들만의 팬덤을 확고히 구축한 잘 큰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잘 큰 회사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무엇일까요. 인터뷰를 인용해왔습니다.



특히 내부 브랜딩은 아주 큰 에너지를 쏟은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내부 브랜딩이었다고 생각할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프릳츠가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데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내부 브랜딩은 구성원들이 'why'에 공감하는 과정입니다. 구성원들이 '왜 하는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거죠. 우리가 왜 회사를 운영하고, 그 안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를 끊임없이 공유하는 게 내부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왜 하는지를 묻고, 그 '왜'에 공감해나간다는 것은 결국 직원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뜻도 됩니다. 계속되는 질문을 통해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직원으로서의 본인 사이의 일치점을 찾게 됩니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 이 계속되는 질문은 어쩌면 괴로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속된 질문들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다시 인터뷰를 인용합니다.


프릳츠만의 구조와 제도, 일하는 방식을 규정하고 약속하는 과정이 모두 내부 브랜딩입니다. 사실 내부 브랜딩은 수단이고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안정된 기술자의 삶, 그리고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들의 공동체'가 그 목적이죠. 

요식업자가 본인의 기술로 삶을 영위하는 게 참 어려워요. 커피 기술이나 제빵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본인의 기술로 안정된 삶을 꾸려나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프릳츠의 큰 꿈이고, 이것이 내부 브랜딩을 열심히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직접 해보니, 요식업자가 본인의 기술만으로 삶을 영위하는 게 참 어려웠다고 말하는 대표. 그래서 커피 기술과 제빵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본인의 기술로 안정된 삶을 꾸려나가는 공동체를 만들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프릳츠의 큰 꿈이자, 내부 브랜딩을 열심히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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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위한 무대가 되는 기업

프릳츠의 내부 브랜딩


 동기부여가 잘된 사람들의 모임이라 불리는 프릳츠. 직원들의 열정을 지켜주는 것은 다름 아닌 내부 브랜딩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기업에서 그들의 열정이 보장받을 안정적인 무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필요합니다. 프릳츠의 비전에 동의한 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가는 것처럼요. 긍정적인 열정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무대입니다.



관련 영상

프릳츠 김병기 대표가 말하는 브랜딩


Q. 조직원 교육할 때 어떤 거 교육하세요?

A. 저는 근간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일하는 방식은 전혀 다를 수 있거든요. 그 방식에 대한 이해를 서로 공유하고 합의하는 거니까. 저는 합의하는 것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약속. 우리는 이렇게 일한다.



맺음

열정에 대하여


열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됩니다. 열정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름답습니다. 열정의 근원은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도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기에 지켜져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 이외의 대안을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열정은 나를 온전한 나의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피터 비에리 <자유의 기술>을 인용합니다.


(중략) 시간 경험을 열정에 관해서도 똑같이 적용해볼 수 있다. 열정처럼 강렬한 현재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은 없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시간을 자유가 실현되는 차원의 것으로 경험한다. 표류자가 경험하는 굴곡 없는 밋밋한 구간도 아니고 부자유의 경험에서처럼 뒤로 미루거나 건너뛰거나 한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대상도 아니다. 열정, 그것은 시간을 아주 특수한 방법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내적 시간의 조직이다. 열정은 습득된 시간을 창조한다. 




기업문화 시리즈 

기업문화 1화 : 우리는 기업이라는 두 자에 무엇을 더할까

기업문화 2화 :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잖아그  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잖아 : 기업문화 (2)

기업문화 3화 : 열정을 챙기는 건 내 몫일까


레퍼런스

명확한 개성으로 만든 다름의 브랜드: 프릳츠 커피 (1)
스토리가 필요한 시대
<자유의 기술>, 피터 비에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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