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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이순간 May 15. 2016

아프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4)

엄마 사랑해



몸이 나아지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화장실 가는 건 혼자 힘으로 힘들었으며

하루 종일 나만 바라보는 마미 자는 모습을 차마 깨울 수 없어 꾸역꾸역

혼자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고 애썼다.

밥도 반찬을 놓아주지 않아도 잘 먹었고 간식이라 칭하며 군것질도 많이 하고



난 어찌 보면 여행을 다녀온듯하다.

남들이 쉽사리 겪어보지 못한 세계의 경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각각 다른 사연들에 많은 이야기들..

나름 추억이라면 추억이겠지만.

 부모님껜 살면서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추억.


그렇게 그렇게 지내다가

갑자기 퇴원 날짜가 잡혔다.

외래로 와야 한다는 전제하에.

아이 좋아~~^^*


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마미가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가슴쪽을 다시 검사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가 내가 퇴원하기 하루 전날 이였다.

조직검사결과

유방암이였다.




내가 퇴원하고 마미의 입원 날이 결정되었다.

유방암이었고

나 때문인 것 같고

혹시나 엄마를 잃는거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


2년에 한번 받는 건강검진.. 매년 받는 마미가 하필 올해 걸렸고

맘이 너무 아팠고

내가 아파서    빨리 발견한거라는

그 핑계로 위로다운 위로도

위로가 안되었다.

위로한다고 하다가 울어버릴까 봐. 

내가 우는건상관없는데 마미도 울까 봐

참았다.

나올 것 같은 눈물도

무너질 것 같은 마음도

아무렇지 않은척하려

여기서 나마저 무너지면 마미가 더 힘들까 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옆에 있어주는 것과

말동무해주는 것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술 날이 되었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엄마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픈 미소를지었다.


7시간이나 걸린 수술을 잘 견뎌준 마미를 보며

새삼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환자실에 있었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가늠할 수 없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기다렸다.


마미는 수술이 잘 끝나셨고

난 마미를 보고 눈물이 나는걸 참으려 노력했다.


낮부터 밤까지 병원에 있어준

고생한 우리 엄마

내 남자

고마워.


나 혼자 있었으면

아마..

엄청 울었겠지 죄책감에 미안함에 

울 수 없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근데 마미도 나 우는 거 운 얼굴 엄청 싫어해

못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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