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일했던 회사 일을 쉬게 되면서
매일 보던 사람들과 많은 인사를 나누게 됐다.
“그래서 이제 뭐 하려고?”
하필이면 명절을 앞두고 있을 무렵이어서
덕담에 덕담을 얹어 이러다 담이 올 것만 같았다.
몸이 좀 안 좋다는 말로 얼버무리려다가 너무 많은 병원을 소개받게 됐고,
계획 없이 쉬겠다는 말에 복권이 당첨됐단 소문도 돌았다.
20대 마지막 여행 계획. 인도나 유럽. 그 정도가 딱 적당했다.
어디에 가면 뭐가 있다더라- 하는 얘기는 들어 두면 나쁘진 않았으니까.
“제주도 재밌었어!”
행사 때문에 제주도로 함께 출장을 갔던 동료는
나에게 마지막 인사로 그때의 제주도를 전했다.
그 여름, 제주도의 아스팔트 위는 정말 뜨거웠다.
더위를 함께 나눈 몰골은.. 여지없이 처참했지만 그 모습마저
서로 웃으며 볼 수 있던 사람들 덕에
그때의 제주도는 재미있었다.
헤어짐을 앞두고 이런 기대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내일도... 재미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