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사고일지
S#1. 데이터 사고 :
단행본 데이터 사고가 났다. 인쇄소에 데이터 넘길 때 긴장 또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 책이 다 나오고 나서 서점에 깔리기 직전에 편집부에서 발견하게 되어 알게 되었다. 모두가 황당하고 어이없어했다. 인쇄소에서 가제본을 받았을 때 거기서 사고 날 거란 생각도 못 하고 페이지와 인쇄 농도만 확인했다. 그러고는 OK를 했다. 그 사고의 발단은 데이터를 인쇄소에 넘기기 직전에 편집부에서 한 문장을 287페이지에만 넣으라고 텍스트가 왔는데 그 문장을 긁어서 복사 붙이기 하는 과정에서 287페이지만 넣어야 했는데 실수로 288페이지에 한번 더 넣으면서 사고가 났다. 반복으로 들어갔을 거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데이터를 한번 더 점검했어야 했는데 바로 인쇄소에 넘겼다. 100% 나의 실수였다. 5,000권의 책이 잘못되어서 나왔다. 눈앞이 캄캄했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S#2. 사고 수습 :
서점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다시 회수하고 책 보관하는 물류창고업체에 연락했다. 서점에 들어간 책들을 회수되어 들어간다고 연락해 두었다. 그리고 스티커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세상에 나오는 책인데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재인쇄도 아니고 첫 책을 그것도 오랜만에 나온 저자의 책을 내가 누더기로 만들어버렸다는 죄책감에 너무 괴로웠다.
잘못 들어간 부분을 스티커 작업 하기로 결정되면서 만들었다. 5,100개 정도의 스티커 발주했다.
S#3. 스티커 작업 :
스티커 작업은 책 물류창고에 가서 했다. 회사의 모든 직원과 아는 지인 총동원해서 작업을 했다. 원초적인 나의 실수로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줬다. 며칠이 걸려서 작업을 했던 것 같다. 파주에 있는 물류창고로 아침에 가서 저녁까지 그 작업을 했다. 작가에게 제일 죄송했었다. 회사, 스티커 작업 도와주신 회사 직원과 지인들에게 그리고 독자들까지... 내가 이제껏 겪었던 사고 중에 너무나 힘들었다.
S#4. 독자의 연락 :
출판사에 독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그 전화를 받았다. 책 본문 안에 스티커는 뭐냐고 이렇게 스티커 부착할 거면 다시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엄청나게 혼난 기분이었다. 기본이 안 되었다고 했다. 독자 말이 맞다. 기본이 안 되었고 정신도 나갔다.
S#5. 사고일지 :
인쇄소에 데이터 넘기기 직전까지 보고 또 보면서 혼자 보지 말고 여러 사람이 같이 데이터 보고 넘겨야 한다. 급한 마음에 본문 내용 수정 후 변경된 페이지만 확인하지 말고 다시 한번 꼼꼼히 전체 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혼자 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요청하는 게 좋다. 같이 고생해서 만든 모든 것들은 절대 혼자 결정하지 말고 다시 한번 서로 크로스체크를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사고 났던 내용은 사고 일지라는 파일을 만들어서 작성해 두면 좋다. 나중에 또 인쇄 나가기 전 사고 일지를 꼼꼼히 보면서 체크하면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이제껏 똑같은 실수는 나지 않았다. 다양하게 황당하게 다 다른 곳에서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인쇄소에 넘기기 전에 꼭 모두 확인 또 한 번 더 확인해서 넘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