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린 Feb 08. 2020

웹소설 길라잡이 (2) BL

 비엘이 뭔가요?

 * 2020년 1월을 기준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향후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미래에서 읽으실 경우에는 다소 시장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2년이면 웹소설은 강산이 바뀐다..ㅎㅎ)


비엘. 쉽게 말하자면 보이즈 러브이다. 남자 X남자끼리 연애를 하는 장르로, 여자 X여자끼리 연애를 하는 GL(혹은 백합) 물이 있다.


한마디로 동성연애물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의 본진이기도 해서 BL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긴 하지만, 간략하게 몇 개만 짚고 넘어가는 걸로 하겠다.


여성향 장르에는 정말 크게 현로, 로맨스 판타지, BL이 있다. 만약에 글을 정주행 했다면 하도 많이 읽어서 자동일 거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왜 비엘을 좋아하고, 비엘의 역사는 이런 건 위키나 인터넷만 쳐봐도 별의별 연구들이 많이 있으니 그걸 읽으면 된다.


우선 나는 상업하는 사람들은 편견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19금 쪽에서는 개방적이지 않으면 힘들다. 이 개방적이라는 게 꼭 19금 소설을 써라, 봐라 하는 게 절대 아니다. 그런 소설을 쓰는 사람을 혐오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정도면 충분하다.


 현로는 네이버 정식 연재하고, 남자와 여자의 연애이기 때문에 고귀하다? 이런 거 없다. 야한 걸로 치면 현로 쪽도 정말 만만치 않다. 어느 쪽이 더 심하냐 논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없다.


 남성향? 이쪽도 19금 쪽으로는 뭐, 말할 필요도 없다. 다 똑같다.


다만 웹소설의 비엘은 절대 퀴어 문학이 아니다. 비엘은 판타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맞다.


로맨스에서 여주/남주를 나눈다면 비엘은 공(남주 포지션), 수(여주 포지션)로 나눈다. 작가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이, 수가 하고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는 총수 뭐 이런 것도 있긴 했으나 ㅎ_ㅎ 요즘은 잘 안 쓰는 단어가 맞다.


비엘도 연애가 주인 연애 소설이다. 이런 부분은 로맨스와 일치한다. 보통 가장 많은 건 '수'시점 전개이다. 수 시점이라는데 수 시점 1인칭 전개가 아니라, 수를 따라가며 수를 기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공 시점도 있긴 있다.


장르 시장에서 비엘은 참 독특한 위치에 있다. 비엘이 상업시장, 소위 양지로 올라온 것도 몇 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로맨스만큼 비엘도 역사가 길다. <성인동>의 역사이다.


로맨스 소설 작가님들이 종이책 세대를 논하며, 종이책 세대와 웹소설 세대가 같이 현존하는 것처럼 비엘 작가들도 소위 성인동 세대와 웹소설 세대가 같이 공존한다. 그러므로 비엘도 역사가 그렇게 짧진 않다.


음지 커뮤니티인 성인동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 (이 아끼다는 의미가 좋은 의미는 아니다.ㅎㅎ)


비엘에서 주 플랫폼은 리디북스다.

리디북스에서 시작해서 리디북스로 끝난다.


…….

독점이다.


리디북스가 1세대 전자책 플랫폼은 맞지만. [장르 시장] 플랫폼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 마련이 된 건 사실 비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출이야 로설 쪽이 훨씬 높긴 하겠지만. 인지도가 확 뛴 건 비엘 때문이 맞다. 리디북스 자체가 19금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이유는 [19금 로맨스]와 [19금이 주인 비엘] 시장이기 때문이다.


여성향 15금 매출은 다른 플랫폼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최근 들어서는 15금, 그러니까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작품들을 유치하고 19금 플랫폼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글쎄 ^-^)


성과가 안 나오지는 않으나, 15금을 쓰는 작가님들의 대부분이 카카오나 네이버를 선호하지 리디북스를 선호하진 않는다. 외적인 요인도 있고, 내적인 요인도 있다.


어쨌든 비엘은 리디북스다. 다른 플랫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리디북스가 가장 큰 파이이다. 리디북스 밖에 없다.


아마 필자를 포함해 많은 비엘 작가들이 리디북스의 대항마가 될 플랫폼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리디측에서야 잘해보려고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작가도 어쩔 수 없이 리디북스를 선택해야 한다.

한때는 그래도 북팔이 떴었으나 지금은 뭐…… ㅎㅎ.


출간 방식은 2가지가 있다.

매우 쉽다.


1) 단행본

2) 리다무 (리디 기다리면 무료의 줄임말이다.)


바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북팔]에서도 무료 연재를 같이 하긴 했으나, 요즘은 거의 안 한다.

여기서 무연(무료 연재)을 하고 단행본 출간하는 경우와 미공개(무료 연재를 안 하고) 단행본을 출간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미공개의 경우에는 투고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무연하다가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일 하는 출판사가 생기면 그때부터 연재 없이 출간하는 경우를 말한다.


신인이라면?

예전만큼 조아라의 독자수가 줄어들긴 했으나, 출판사들은 아직도 조아라를 보긴 본다. 그러므로 성적과 상관없이 조아라 연재를 하는 게 좋다.


여기서 조아라 선작이 높을 경우에는 리 다무로 넘어가는 것도 답이다. 보통은 1만~1.5만 정도 (30~40화)가 리다무 심사를 넣어 볼 수 있는 커트라인이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으나 기준 선작이 낮아지고 있다는 건 하늘이 낮아졌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조아라'의 독자들이 빠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신인 기준

조아라 무료 연재를 하고 → 출판사 컨텍을 받는다. → 성적이 높을 경우, 리 다무를 간다.

 → 애매할 경우/ 혹은 유료 연재를 원하지 않을 경우 단행본 출간을 한다.


이게 다이다. 리 다무를 가면 장점은 선인세를 받고, 단행 본시 어느 정도 프로모션이 보장된다는 점이 있다. 출간에 대해서 할 말은 이게 다이다.


어느 출판사를 가든 다 똑같다. 결국은 리디북스로 시작해서 리디북스로 끝난다.

최근 들어 카카오가 BL을 하긴 했으나, 문제는 BL탭이 아니라 로맨스 탭 하위로 들어가서 욕을 엄청 먹었다.


카카오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나 이게 참 여러모로 복잡하다. 로맨스 작가님들 입장에서는 폭격을 맞은 격이 아니겠는가.


웹소설도 주 활동 플랫폼, 장르별로 작가님들끼리 서로의 이슈에 민감하다. 이걸 밥그릇 싸움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다. 내가 로설 작가였어도 분명히 기분이 나빠했을 테니까.


웹소설에서 비엘은 참 애매한 장르다. 비엘 작가에 대한 인식이 (업계에서 하는 말이다.) '벨 작가들은 소재를 다양하게 쓸 줄 알고, 필력이 좋은 편이다.'라는 인식이 예전에는 있었다.


솔직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는 필력이 대세가 아닌 시대이기 때문에 굳이 필력 운운하는 것도 되게 없어 보인다.


웹소설 쓰는 방법?

문장을 멋들어지게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을 정도의 필력이면 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건 보는 시각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조만간 뷰어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말이 돈 게 필자는 뷰어(보이는 화면)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점만 말하자면 비엘 작가들이 필력이 좋고, 타 장르 작가들이 필력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장르마다 분명하게 그럴 만한 연재 환경, 뷰어,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이 작가를 만든다.


 단적인 예로 판타지를 들자. 판타지는 문장이 길고, 화려한 것보다 그냥 짧고 간결한 작품이 많다.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하면 독자들이 보다가 잔다.


 그에 비해 비엘은 너무 짧고, 설명이 없으면 독자들이 유치하다 (근데 비엘에서 유치하다는 말 안 들은 작품은 없다. 정말이다.) 설명이 이렇게 없는 소설은 처음이다 하고 욕을 먹는다. 그러다 보니 옆집 수저 개수와 수의 사연까지 일일이 설명을 해 줘야 한다.


 그러다 보니 판타지 작가들이 필력이 없어 보인다고 착각하고, 비엘 작가들이 '있어 보인다.'라고 착각한다. 결국 필력 좋은 작가는 장르 불문하고 그냥 좋다.


 소재도 마찬가지다. 비엘의 소재는 다른 장르에 비해서 다양한데, 다양하지 않다.

 ㅇㅅㅇ?? 모순아 님?


 근데 정말 저렇다. 비엘의 주 포인트는 '공과 수가 어떻게 연애할 것인가.'이다.


 공과 수의 관계. 공 캐릭터의 인간성. 수 캐릭터의 인간성에 이입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 키워드'가 상당히 한정적이다.


 판타지 배경 수 / 현대 배경 수 / 동양 배경의 수  여도 다 똑같다. 배경은 다르지만, 비엘에서 먹히는 특정 성격이 있다. 그 성격에 집중을 하는 게 비엘이다.


즉, 겉에서 보면 판타지도 쓸 수 있고 현대고 있고. 동양도 되니까 되게 다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파고들어보면 배경만 다를 뿐 인물은 거의 다 비슷하다.


 특정 인물의 성격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쓰면 독자들이 하차한다. 그러므로 비엘은 배경보다는 인물보다는 캐릭터 서사에 집중을 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 서사가 꽤 제한적인 편이다.


하여튼 다양하면서도 폐쇄적인 장르가 비엘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장르이다.


 

이전 22화 웹소설 길라잡이 (1) 로맨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