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린 Apr 28. 2019

웹소설 작가의 마인드

자존심? 욕심?

한동안 글을 못 쓴 데에는 이유가 있다. 글뿐만 아니라 소설도 거의 못 썼다. 2주 만에 급하게 마감하려고 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지난주에 꽤 큰 메이저 플랫폼에서 작품을 론칭했다. 론칭 전에 일도 많았고, 론칭 후에 성적도 가늠이 안돼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행히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순항 중이다.


용어까지 정리를 해 봤는데, 머리를 식힐 겸 무슨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할지 고민을 좀 많이 했다. 그런데 그냥 아무 말이나 하기로 했다. 순서대로 해 봤자 별 다른 의미는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웹소설 작가의 마인드에 대해서 언급해보려고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게 내 소설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게 크다.


[1] 웹소설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과거라면 모를까, 현재 웹소설은 거의 다 상업 소설이다. 상업 소설이란 즉, 돈이 되고 팔리는 소설을 말하고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독자들의 지갑을 여는 소설이 되어야 한다.


웹소설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다. 과거에는 취미로 쓰다가 출간을 하는 경우도 흔했으나, 요즘에는 취미로 쓰는 정도로는 출간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취미로 쓸 거라면 이런 내용들은 몰라도 된다. 돈을 벌게 아니니까. 다만 정말로 돈을 벌고 싶다면, 최소한 시장 트렌드 독자 트렌드에 맞춰서 글을 써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본인이 웹소설을 왜 쓰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2]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 돈을 벌 수 있으면 좋지.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 돈도 많이 벌면 정말 좋다. 실제로 그런 작가들도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나의 취향이 '메이저' 일 경우에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모든 작가들은 자기가 쓰는 글을 독자들이 다 좋아할 거라는 착각을 한다. (필자 역시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와 독자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분명하게 다르다.

그리고 독자를 생각하고 쓴 글과 의식하지 않고 쓴 글은 글에서부터 눈에 보인다.


그럼 꼭 인기가 많은 글을 써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웹소설은 독자 풀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팔리긴 팔린'다. 다만, 그 금액이 적을 뿐이다.


돈에 욕심이 없다면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을 쓰셔도 무방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독자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


[3] 자존심을 버렸으면 좋겠다.


 [3-1] 독자의 눈높이에서 글을 쓰자.


그렇다고 완전히 돈의 노예가 되자라는 뜻은 아니다.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센 사람들이 많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잘 팔든, 못 팔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잘 파시는 작가님도 본인의 프라이드가 있고, 지망하시는 분들도 본인의 프라이드가 있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본인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독자와 소통>이 가능하다.


웹소설은 독자와 소통하는 장르이고, 불통의 소설은 소수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지언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기 힘들다.


여기서 1번으로 돌아간다. 나는 왜 웹소설을 쓰는가? 만약 글을 쓰는 당사자가 '나는 다수의 독자, 많은 돈, 대박 필요 없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글을 써도 된다!'하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게 아닌 '어느 정도의 적당한 돈과 인기를 원한다.'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장르건 자존심을 내려놓는 건 필수라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자존심이 굉장히 센 편이었고, 기성 작가님들의 말을 안 듣고 마음대로 글을 써 왔던 적이 분명하게 있다. 지금 와서 그게 글의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은 됐을지언정, 금전적이나 대중적으로 봤을 때는 실패한 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면 좋을까?

웹소설은 대중 소설이다. 평범한 많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이다. 예를 들어 로맨스 소설을 쓰는데. 남주가 검사고, 여주가 변호사라고 가정을 해 보자.

로맨스 소설의 근본적인 독자의 니즈는 '여주와 남주가 어떻게 연애를 하냐, 사랑을 하냐'이지 그 안에서 남주가 얼마나 멋진 일을 하고, 여주가 얼마나 사실적으로 변호를 하고, 실제 재판을 사실적으로 구현해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는 욕심이 생기고, 여기서 과한 딜레마에 빠진다. 좀 더 사실적으로 쓰기 위해 조사를 하고, 공부를 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공부 기본적인 현실성은 중요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로설을 읽는 독자의 근본적 니즈인 <사랑>보다 사실성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순간 그 소설은 대중적으로는 실패한 소설이 될 수밖에 없다. 아마, 소수의 독자 혹은 법조계에 종사하는 독자들의 경우 '그 소설은 정말 법조계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소설이야.'라고 말할 수는 있다.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작가의 목적이 소수의 독자들에게 인정받는 소설 혹은 취미 수준에서 그치고 싶다면 그렇게 써도 상관은 없다. 그러나 이 글을 적어가는 필자의 목적은 어쨌든 다수의 독자님들을 상대로 '돈을 벌자' '팔리는 소설을 쓰자.'라는 것이다.


웹소설은 대중 장르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독자 풀이 넓다. 독자 풀이 넓다는 건 그만큼 취향이 다양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완벽한, 100% 모든 독자들이 박수를 보내는 소설은 적어도 웹소설에서는 있기 힘들다.


글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 지금은 글을 집필하고, 소설을 읽다 보면 <내 소설의 약점>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출간을 했을 때 그런 악플이 달린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약점이라는 게 약한 부분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거다.


A를 선택하면 그 소재에는 필연적으로 B라는 소재의 한계성이 분명히 있다. 어떤 걸 취합하고, 어떤 걸 선택할지는 작가의 몫이다.


 [3-2] 내 글 구려? 너만 구려.


작가들, 솔직한 말로 기성 작가님들은 이런 말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 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내 글 구려 병'이다. 그리고 이 말을 습관처럼 쓰는 작가님들이 꽤 있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구리다.라는 단어는 1) 똥이나 방귀 냄새 같다. 2)하는 짓이 더럽고 지저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저 말의 뜻은 '내 소설이 독자들한테 재미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내 글 재미없다.'라는 쪽의 의미에 더 가깝다.


설령 그렇다 할 지라도, 내 글이 별로다. 재미없고, 구리다라고 습관처럼 말하는 순간 그 소설은 정말로 재미없는 소설이 되어 버린다.


기성 작가라고, 돈을 많이 버는 작가님이라고 해서 글 쓰는 게 즐거운 건 아니다. 쓰기 싫을 때도 분명하게 있다. 그냥 돈을 좀 잘 벌뿐, 그들 역시 다 똑같은 작가이다.


쓰기 싫어도 쓴다. 별로라고 생각하는 건 작가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한 번은 무료 연재 도중 '저 요즘 글 럼프라 글이 너무 힘들다.'라는 후기를 남긴 적이 있었다. 거기에 달린 독자들의 반응은 '작가님, 매일 글 올라오는데 도대체 어디서 글 럼프인 거죠?' '저는 평소랑 같다고 생각했어요.' '독자둥절??' 이런 덧글이 대다수였다.


물론, 억지로 쓴 글과 아닌 글은 분명하게 차이가 나긴 하지만. 적어도 그걸 별로라고 말하는 독자는 없다. 이 또한 본인의 자존심과 본인의 욕심일 가능성이 크다.


이해한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안 써지는 마음, 더 재밌게 쓰고 싶은데 머리가 안 굴러가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 등이 분명하게 있다. 그건, 작가라면 누구나 받는 스트레스이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내 글이 구리다> 같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글은, 아니 소설을 쓰는 모든 작가의 글은 절대로 그런 식으로 폄하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절대 구리지 않으니 자신감을 가지자.


[4]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요?


웹소설을 막 시작하는 작가님들을 붙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면, 다들 한숨을 푹 쉰다. '이렇게까지 복잡 한 줄 몰랐어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하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시간이 있다면 자료조사도 하고, 이쁘게 정리해서 글을 쓰고 싶으나. 솔직히 내 소설 쓰기도 바빠서 그냥 저냥 느낀바를 그때그때 적는 글에 가깝다. 어찌됐든 웹소설을 쓰기 위해서, 한 화를 쓰기 위해서 신경써야 하는게 한 두개가 아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물론 없다. 그러나 첫장에서도 언급했다 싶이, 그렇게 공들여서 신경을 쓴 글과 아닌 글은 상업적으로 분명하게 다르다. 많은 기성 작가님들이 제목부터 소재, 매화, 그리고 작품에 맞는 플렛폼과 그에 맞는 문체까지 연구해서 글을 쓴다.


본인이 천재가 아니라면, 트랜드 연구, 분석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걸 하지 않은 작가님을 나무랄 자격은 없으나, 트랜드 연구도 하지 않고 분석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잘 버는 작가님들만 부러워하며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면서 '돈은 벌고 싶다.'는 소위 말하는 지망생 마인드가 맞다.


적어도 4년동안 만나며 알고 지낸 작가님들 중에 트랜드 연구, 분석하지 않고 그냥 잘 된 작가님은 아직까지 못 뵌것 같다. 다들 사연을 들어보면 엄청나게 읽고, 분석한 뒤에야 잘된 경우가 엄청 많다.


 출판사 이야기니, 플렛폼이니 하는 것들은 절대 '오버'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쓸 내용들은 어디까지 '돈을 벌기 위해 웹소설 작가가 최소한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전 03화 하루에 3만자 쓰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