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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임원)은 어떻게 다를까? (f. C의 유전자)

이제는 C레벨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하는 시대다.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임원'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을 다른 말로 부르면 C레벨.


C레벨은 CEO, CFO, CPO, CTO 등과 같이 앞 글자에 '우두머리'(Chief)를 달고 있는 조직 내 최상위 의사결정자들이다.


조직에서 만난 임원들을 보며 '그들은 어떻게 평사원에서 임원이 되었을까? 어떤 점이 달랐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오늘은 'C의 유전자'라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유능한 C레벨들의 특징과 내가 인생에서 만났던 다양한 C레벨 중 인상 깊었던 이들과의 강렬했던 가르침을 모아 C레벨에 대한 리뷰를 남겨본다.


C레벨을 꿈꾸는 이들에게 또는 훌륭한 C레벨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하루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CEO와 1:1로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 '궁금한 것이 없냐'는 대표의 질문에 "대표님은 어떻게 CEO가 되셨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유통 대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는데, 1년이 지나자 대부분의 동기들이 퇴사를 했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일들이 잡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루는 그도 회의감이 들어 상사와의 면담에서 퇴사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상사는 이런 말을 했다.


"회사가 너에게 맡긴 일은 점포 정리가 아냐. N억이 넘는 매출을 책임질 권한을 준거야."


그의 마음을 돌린 상사의 한 마디는 그가 하고 있는 일을 '기능'이 아닌 '가치'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 한 마디에 그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고 업계에서 소문이 날 정도로 일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얻자 그를 데려가기 위해 수많은 회사에서 좋은 제안을 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C의 유전자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업무를 수행라는 삶과 실제 자신의 삶을 분리하여 생각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직무에서 흥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훌륭한 C레벨은 업무에 있어 기능이 아닌 가치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좋은 명분을 설정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기획자인 나는 주로 C레벨 중에서도 CPO(Chief Product Owner 또는 Officer)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꽤 자주 놓인다.


조직마다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CPO는 프로덕트의 기획, 디자인, 콘텐츠, 마케팅 등을 총괄하는 프로덕트 본부의 본부장으로써 존재한다.

(조직의 규모에 따라 마케팅을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이 별도 있는 조직도 있고 일반적으로 개발 부서는 별도의 개발본부로 존재하며 본부를 총괄하는 CTO(Chief Technical Officer)가 있다.)


부서의 리더(팀장)가 있기 때문에 '임원'과 직접 소통할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CPO에게 직접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펼쳐진다.


팀 리더에게 매주 수행한 업무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주간회의에 CPO가 매주 참석한 적도 있고, CPO가 직접 팀원들에게 메신저 또는 메일을 통해 개별적으로 업무를 문의하거나 지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은 IT회사의 특징일수도, 내가 경험한 CPO들의 특성일수도 있다. 덕분에 나는 CPO들과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그들의 공통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일 잘하는 C레벨의 특징]

- 그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에 확신이 있다.

- 그들은 의견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즐긴다.

- 고로, 나에게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 그 의견은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C레벨은 의사결정자들이다. 유능한 의사결정권자들은 '결단력'과 그 결단에 대한 자신만의 논리와 확신이 있다.


소위 '권위'에 의한 설득이 아니어도 유능한 C레벨들의 확신에 찬 의견을 듣고 있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때가 많다. 물론 가끔은 회의실 문을 닫고 나와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눈 앞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만큼은 확신에 찬 눈빛과 그들의 논리에 대부분 설득이 될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의견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특히 반론을 제기할 때는 오히려 '흥미진진'한 눈으로 쳐다본다. 챌린지를 즐기는 그들에게 설득의 논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함부로 반론을 제기했다면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이미 웬만한 창으로는 뚫을 수 없는 논리의 방패를 장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C의 유전자에서는 이러한 C레벨들에게 필요한 경단력에 대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표현을 인용했는데 상당히 인상 깊다.


승률이 90%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 승률이 70%일 때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C레벨들의 결단력만으로 조직의 승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C레벨에게 '능동형 오퍼레이터'인 팀원들이 필요하다.


C의 유전자에서는 C레벨이 능동적으로 일하는 오퍼레이터를 팀원으로 만들려면 명분을 제공해야 하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야 하며 보상을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C레벨이 되려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C의 유전자'에서는 의사결정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조직에서는 주니어 심지어 중간관리자에게까지도 의사결정의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트레이닝을 해보기를 권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이 어떠한 이유로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왜 그 일을 하는지, 누군가 무슨 의도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고민하는 소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사결정권자의 시선에서 한 의사결정이 자신의 업무로 연결되기까지의 과정을 트레이닝을 해보는 것이다.


또한 일의 경중은 존재하지만 의사결정에 있어서 경중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의사 결정의 구조는 늘 비슷하고 과정에도 큰 차이가 없으니, 사소해 보이더라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볼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권한다.




하루는 이직을 앞둔 CPO님과 마지막 면담을 하던 중 이런 말을 들었다.


"대표님이 함께 일하는 동안, 절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꼭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죠. 최근에 '디귿(나)'이 낸 아이디어에도 전 설득됐었잖아요. 설득을 해보려는 시도가 중요한거죠."


조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일을 한다. 하지만 C의 유전자에서 말하는 트레이닝처럼 주어진 업무라고 할지라도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결정된 업무인지, 그리고 자신의 업무 안에서 사소할지라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보자.


수동형 오퍼레이터에서 능동형 오퍼레이터로. 그리고 능동형 오퍼레이터에서 C레벨로 발 돋음하며 우리만의 길을 만들어가길 바라며 C의 유전자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전쟁을 할 때 병사는 창끝의 적을 보고
장수가 전투의 끝을 본다면, 군주는 시대의 끝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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