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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넘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순간마다의 용기가 지금의 나를 이끈다

by 꿈꾸는 나비

두려움을 가로질러 스스로 길을 열어 나간다면, 모든 가능한 기회를 누릴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감히 꿈에서나 생각했던 그런 인생을 진정으로 살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오늘은 내게 용기를 주었던 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내가 두려움과 맞서 싸운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나는 높은 곳을 두려워했다. 놀이기구에서 높은 곳을 내려다보거나, 흔들 다리나 투명한 하늘 다리 위를 걷는 것은 나에게 큰 공포였다. 경험할수록 점점 더 높은 곳에 대한 도전이 두려워졌던 나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등산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산행이었지만, 점차 더 높은 곳을 오르게 되었고 바위 위에도 올라가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대담해졌다.


평소 나는 공포를 느껴도 새로운 경험 앞에서는 그 두려움을 일단 겪어보고 판단하려 했다. 그래서 어느 산에 가더라도 즐겁게 참여했기에, 내 속에 있는 두려움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험한 산을 함께 다닌 적이 없었기에 누구도 내 공포를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내게 물었다. "나비야, 너 다이내믹한 거 좋아해?" 나는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산 이름만 알려주면 나는 그저 따라갔다. 그리고 미리 검색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 이유는, 미리 알지 않고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발견의 기쁨을 더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날, 내가 가게 된 곳은 '돈 릿지'라는 절벽 등반 코스였다. 차 안에서 한 사람이 "오늘 산 공부 좀 하고 왔어?"라고 물었을 때, 나는 웃으며 "숙제는 안 하는 편이라"라고 대답했다. 그때까지는 웃을 수 있었지만, 도착하자마자 그 웃음은 사라졌다.


거대한 절벽을 올려다보며, 내 마음은 찢어질 듯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미리 알았다면 아마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지 못했기에 용감해졌고, 그 용감함이 나를 이끌었다. 그러나 1/5도 가기 전에, 나는 그 두려움을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심장이 마구 뛰었고, 그때 나는 '사지가 떨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미리 준비하지 않았던 내 잘못,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원망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나는 그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점점 더 절박해졌다. 한쪽은 깊은 절벽으로 떨어져 있었고, 나는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 순간, 함께 가자고 했던 사람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라고 호통쳤다. "여기서 울면 안 돼!" 그는 내게 단호한 목소리로 용기를 주었고, 나는 그 용기를 받아 끝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마침내, 나는 그 절벽을 넘어서 정상에 올랐다. 팔딱이는 심장을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감싸 안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내가 겪은 고통과 두려움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그 위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차올랐다. 하지만 내려오자마자 한 사람이 웃으며 말한다. "사지가 그렇게 떨리는 사람 처음 봤잖아!" 그 말에 웃을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 한편에선 얄밉고 치가 떨리게 무서운 경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험은 내게 중요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나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그 도전이 내게 가능했다는 사실은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용기를 깨워주었고, 그 용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두려움과 마주할 때마다 떠오른다. 이제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내 안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의 나를 항상 기억한다. 그날, 절벽을 오르며 이겨낸 두려움은 지금도 내 마음 깊숙이 남아 있다.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그리 큰 두려움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다. 그때처럼, 나는 결국 어떤 도전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때의 공포를 넘었던 내가, 지금의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제, 어떤 고난이 와도 두렵지 않다. 그때의 용기가 내 안에서 끊임없이 나를 일으켜 세우며, 나는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준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루스 벨트


크게 두려운 일이 있을 때, 그 두려움을 이겨낸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용기가 생긴다. 내가 겪은 그 절벽을 오르며 느꼈던 두려움은 한순간의 고통이었지만, 그 끝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성취감이 아니었다. 그 경험은 나에게 내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고, 이제 어떤 고난이 나를 찾아오더라도 그 두려움을 넘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나는 앞으로도 그 기억을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다. 언제든지 내 앞에 놓일 새로운 도전이 두렵게 느껴질 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믿으며, 나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나아갈 것이다. 과거의 내가 보여준 용기처럼, 지금의 나는 그 어떤 두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며, 매 순간 더 강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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