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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나비 Oct 17. 2024

#2 나는 나를 위한 삶을 시작하기로 했다

마흔, 나를 찾기 위한 두 번째 여행


오랜 시간 동안 타인의 기대와 요구에 맞춰 살아온 나는 결국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여기에는 내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깊어졌다.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잊고 있었다. 그렇게 깊숙이 숨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결심이 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결심은 쉽지 않았다. 나의 인간관계는 하나둘씩 끊어졌고,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한 외로움이 나를 덮쳤다.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곳에서 지내면서 나는 점점 더 좁은 방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관계가 단절되었다. 나는 혼자라는 고립감 속에서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그 안에서 외로움과 무력감은 숨 막힐 듯이 나를 억눌렀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더는 접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결국 결심했다. 더 이상 이 길을 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그때부터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그를 놓을 만큼 사랑했는가?", "내가 정말로 사랑하고 있는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왜 내가 이렇게 부정당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들로 나를 쉴 새 없이 몰아갔다. 그 질문과 분노가 목 끝까지 차올라 숨을 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내린 결론은 이혼이었다.  그저 던져본 한마디, "너랑은 못 살겠다"는 말이 마치 내 뒤를 따라다니며 나를 압박했다.  더 이상 이 상처를 견딜 자신이 없다는 확신에 이르렀고, 나는 손을 놓기로 결심했다. 상처가 아무리 아물어도 그 흉터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처음부터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급속히 식어갔고 더는 함께할 수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한 필연적인 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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