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짓는 인생
* 매주 목요일은 마음을 따라 문장을 옮기고, 문장 사이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누구나 원하는 인생을 사는 비결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굳은 믿음과 우직한 인내 외에 우리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없다."
-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 이광형
어느 시간이든 노트북 자리에 앉으면 마주 보이는 거실 창 너머로 바깥 풍경이 훤히 들어온다. 유리창은 바깥세상을 온전히 비춰준다. 지금이 밤인지, 새벽인지, 해가 뜨는 중인지 지는 중인지, 앉은 자리에서 계절의 변화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흐름을 고요히 바라볼 수 있다.
물결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문득 던져보는 질문.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은 무엇일까?
거창한 성공도 화려한 명예도 아닌 하는 일이 재미있고 하루에 하나쯤은 웃을 일이 생기는 그런 삶.
석양빛이 스며드는 테이블에 앉아 그날의 소소한 일화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며 "정말? 재밌다!" 하는 반응에 함께 웃음 짓는 순간, 작은 에피소드 하나로 하루가 따뜻하게 물드는 그런 삶을 갈망한다.
깊은 성찰 끝에 찾은 나만의 길.
그것은 바로 '글쓰기'라는 정원을 가꾸는 일이었다.
펜을 들면 이상하게도 세상과 나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다.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같은 마음을 지닌 이들과 영혼이 닿는 신비. 한 편의 글로 나와 대화를 나누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며 하루의 그림자를 정리하며 나 자신의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
유리창은 스스로는 변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비춘다. 어떤 유혹이 와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상을 보여준다. 나도 그렇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비추되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리창처럼 세상과 나를 이어주면서도 본연의 성질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감정이라는 실타래의 매듭을 천천히 풀어가다 보면 무거웠던 마음도 한 올 한 올 가벼워지는 마법. 글을 쓴다는 건 아름다운 것을 남기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내면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차분히 지워가는 영혼의 정화 과정이기도 하다.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황사 먼지가 유리창을 덮어도 곧 빗물로 씻겨 내려가고 따뜻한 햇살이 스며들면 다시 반짝반짝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유리창은 쉽게 흐려지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잠시 덮일 수는 있어도 결국 제 모습을 단단히 되찾을 줄 안다.
나도 그런 존재이고 싶다. 세상이 아무리 거칠게 몰아쳐도 내 안의 중심을 잃지 않고 다시 스스로를 닦고 빛나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으로.
이렇게 온 하루와 내 삶을 정성껏 써 내려간 글이 누군가에게는 잠시나마 따스한 온기가 되어 그날의 무게를 살짝 내려놓게 해 주기를 소망한다.
숲 속에 들어가 피톤치드 향을 깊이 들이마시듯,
누군가에게 그런 고요한 쉼이 되는 글.
마음의 무게가 한 꺼풀 벗겨지고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지는 글.
누군가의 하루에 그런 순간을 선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삶은 충분히 의미 있으리라.
나도 좋고 너도 좋은 하루.
촛불처럼 작지만 깊은 빛을 비추며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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