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7화
중학생이던 우리가 어느새 서른을 바라보며 함께하고 있다는게 문득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들어.
생각해보면 나의 10대 후반과 20대에 참 힘겹고 삐걱거리는 일들이 많았는데,
그 옆에 늘 너가 있어줬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
사람 때문에 무너지고, 공부 때문에 지치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질때마다 같은 온도로 내 곁을 지켜준 사람.
친구와 함께 하는 첫 여행을 계획하고, 세상을 조금씩 넓혀가던 그 모든 순간에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매번 작아지던 나에게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사랑해줘. 넌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이니까"라고 말하며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주고 믿어주고 응원해주던 너.
나는 참 내가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고, 자랑스럽지 않더라.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이젠 조금씩 스스로를 믿어주고 응원해보려 해. 그 시작엔 네 말이 있었어.
내 생각에 나는 항상 너에게 부족한 친구였다.
감정기복도 심하고, 너의 힘든일보다 내 말을 더 많이 하게 되는, 너를 돌봐주기보다는 너가 나를 돌보게 만드는, 그리고 T적사고와 T적 발언으로 불필요한 말을 곧잘 하기도 하고, 정작 중요한 순간엔 뭘 해줘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만 했던.
그런 나에게 넌 이렇게 말해줬지.
“넌 너 자체로 빛나”
“과소평가하지 말고, 그냥 널 사랑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너를 믿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너처럼 말없이 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나의 친구라서.
하루 빨리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어쩌면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방식이 서툰가봐.
누가 주체한 행사에 제대로 참여하지도 투자하지도 못하고, 합리성을 따지며 시간과 돈을 아끼도 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말들로 분위기를 깨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낭만을 찾는 사람이 돼볼까해.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너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고,
늘 너를 응원하고, 내 방식대로 너를 지키고 싶다.
혹시 내 사랑이 부족해 보이더라도,그 마음만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가 해준 말 중에 “내 사랑이 네가 받을 사랑 중 가장 작은 사랑이길 바란다.”는 그 말.
내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감동적인 말이야.
실제로 너는 내가 주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을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도 너의 응원 덕인지 요즘은 가장 작은 사랑일 수 없는 너의 사랑인데, 너의 사랑만큼의 사랑들이 조금씩 가득차서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된것 같아.
정말로 너말대로야.
하루하루 살아가다보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늘고, 좋은 인연, 좋은 동료, 좋은 친구가 내 곁에 남아 있더라.
너 말이 맞더라.
그래서 말인데,
너의 사랑이 가장 작은 사랑일수가 없어.
너는 내게 너무나 큰 존재고 존재 자체가 나한테 힘이 되어주니까.
미안해서 미안해. 고마워서 또 미안해.
내가 널 편하고 환하게 웃게 해줄게.
가자, 집에 데려다 줄게.
내가 완벽한 집은 되어주지 못하더라도, 너가 집으로 가는 경로 중 안전하고 기분 좋은 길의 일부가 될게.
이게 내가 지금 너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진솔한 약속이야.
늘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