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일까요?

06

by 수애나

나는 어떤 표현에서 웃고, 어떤 말에 마음이 다치며, 어떤 상황에서 조용히 감정을 접는 사람인지, 조금씩 천천히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결국 나는 내가 싫어하는 건 피하고,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됐다. 나는 사랑을 잘 시작하는 법보다는, 사랑을 잘 이어가는 법에 서툰 사람이라는 걸.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불만을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랑받는 능력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꾸려가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다.


한때는 격하고 불타는 사랑을 원한다고 믿었지만, 지나고 나면 늘 마음에 남는 건 한결같고 조용한 온기였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늘 같은 말투와 눈빛으로 나를 대하는 사람. 그 꾸준함이 나에게는 설렘보다 더 오래 가는 믿음이었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나는 아직도 아내랑 같이 씻어요. 어딘가 다치면 아내가 혼내요.” 그 말이 어쩐지 참 다정하게 들렸다.

유난스럽지 않고, 오래 봐서 더 예뻐지는 사랑.

아마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한결같고, 조용하게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내는 사람. 그게 내 마음 한 켠에 자리한 이상형의 진짜 얼굴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내가 준비되지 않으면, 결국 그 사람을 놓치게 된다. 준비라는 건 단순히 금전이나 여유가 아니라,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 같은 것. 나라는 사람의 경계가 단단해야, 그 안으로 누군가가 조심스레 들어올 수 있으니까. 사랑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나는 나를 먼저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먼저 되어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사랑도, 그 사람이 오는 타이밍도 선명해질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끝나는 날—

내가 기다리던 사람도 자연스레 내 앞에 앉아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어떤 연애가 기억에 남아 있나요?”

“지금, 나는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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