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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쓰 Oct 04. 2023

일말상초 때 헤어진 사람의 기억 1

그와 너무 사이좋았던 그녀

*친한 동기의 이야기를 제가 바라봤던 이야기입니다!

즉 사실이라는 것이죠.


 이병 시절 이야기다.

나는 그와 1차 훈련소에서 만났다. 특기도 같아 2차 훈련소도 같이 가게 되고, 산전수전 다 겪은 사이가 되었다. 그는 용모 단정한 여자친구가 있었다. 훈련소 쉬는 시간에는 그는 언제나 그녀와 공중전화로 전화했다. 어찌 깨가 떨어지던지, 옆에서 전화 차례를 기다릴 때마다 온몸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서로 몸을 갈구하는 사이'의 수준이었다. 그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수화기 건너에서 그를 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똑똑히 들렸다. 나는 그 두 사람이 부러웠다. 나는 19년간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소개팅으로 만났다는 그 둘은 내게 특별해 보였다. 전화를 뒤에서 엿들으면 너무나 서로를 걱정하는 말이 오갔기 때문이다. 그가 언제나 내게 말했다. 자신은 여자친구 옆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에 살았고, 그녀는 천안에 살았다. 그래서 KTX가 가까운 자대를 선호했었다.

그녀 또한 그를 기다린다는 편지를 매일매일 훈련소에 보냈다. 그와 그녀의 사랑이 확고하다는 사실은 이미 부대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나는  한편으론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국방부에서 저지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무슨 잘못을 해서 저 사랑이 시험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그것도 1년 9개월을. 그들의 깨가 떨어지는 사랑은 나와 그가 같은 자대에 배치된 이후에도 지속됐다. 저 둘이 같은 년도에 이별을 할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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