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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투자 인문학

by 안상현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우리 부대가 제일 힘들었지.”


6개월 단기 복무한 사람부터 해병대, 특전사 출신까지 누구에게나 자기 부대가 가장 힘들었다. ‘힘든 군생활’이라는 말이 절대적인 기준이 없듯, ‘공격적 투자’라는 말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삼성전자 한 주를 사는 것조차 ‘공격적인 선택’ 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인 사람에게는 레버리지 ETF를 담는 게 일상의 선택일 수도 있다. 공격적인 투자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불안의 한계’를 넘어설 때 붙는 이름이다. 누군가에겐 은행 예금보다 주식이, 또 누군가에겐 채권보다 나스닥이, 그리고 누군가에겐 비트코인이 바로 그 경계선이다. '공격적'이란 개념은 시장이 아니라 심리에서 결정된다. 대부분 투자에서 수익률을 기준으로 공격적이냐 보수적이냐를 판단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공격성의 기준은 변동성에 대한 내 마음의 반응이다.


같은 10% 하락을 보면서 한 사람은 ‘기회’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공포’에 휩싸인다. 이 차이는 공부의 양보다 마음의 온도 차이다. 공격적인 투자는 시장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불안을 견딜 수 있는가의 문제다.


공격적 투자의 본질은 ‘자기 확인’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사실 돈보다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 “나는 이 정도 리스크쯤은 견딜 수 있어.” 그 말에는 욕망과 자신감, 그리고 불안이 동시에 들어 있다. 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이런 확신을 시험한다. 가격이 흔들릴 때, 진짜 흔들리는 건 계좌가 아니라 마음이다. 그래서 공격적인 투자는 돈의 싸움이 아니라 자존감의 싸움이 된다.


다만 자기 이해가 없는 공격은 무모함으로 끝날 수 있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모르는 공격성은 불안이 한계에 이르는 순간, 손절로 이어진다. 투자를 오래 한 사람일수록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의 감정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공격은 ‘공포가 찾아왔을 때 멈추는 지점’을 미리 아는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결국 자기 이해가 공격을 전략으로 바꾸는 힘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공격적인 투자란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또 다른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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