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인문학
젊은 시절엔 발이 좀 아파도 예쁜 구두를 신었다. 물집이 잡히고 뒤꿈치가 까져도, 남들 보기에 근사한 게 좋았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달라진다. 아무리 명품이라도 내 발이 불편하면 신발장에 처박아두게 된다. 이제는 투박해도 내 발이 편한 운동화가 제일이다.
투자도 똑같다. 급등주, 레버리지, 코인 등 보기에 참 예쁘다. 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 같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밤잠을 설치며,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반면, 배당주나 지수 ETF 같은 투자는 좀 투박하다. 심심하고 지루해서 남들 눈엔 예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신어보면 안다. 이만큼 편한 게 없다는 걸. 마음이 편해야 오래 걸을 수 있다. 투자는 전력 질주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걸어야 하는 산책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신발장엔 어떤 신발이 있는가? 화려하지만 걷기 힘든 유리구두인가? 아니면 투박하지만 어디든 갈 수 있는 등산화인가? 정답은 없다. 남의 신발을 탐내지 말고,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 그게 행복한 투자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