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나라님이 아니래도 내가 기분이 나쁘면 나쁜 거다. 내 불편함에 타인의 허락은 필요하지 않다. 이 오지랖 넓은 세상 속에서 적어도 자기 감정에게만은 있는 그대로 존재할 자유를 줄 수 있기를.
-적당히 가까운 사이 中-
"여자친구랑 왜 싸운 건데?"
"미안하다고 안 하잖아요."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 게 그렇게 중요해? 그냥 넘어가. 뭐 대단한 일이라고 꼭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려고 하는 거야?"
얼마 전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아는 동생에게 건낸 어쭙잖은 조언이다. 나는 불편한 감정을 소거하기 위해 불편할 상황을 소거해버리는 편이다. 미안하는 말을 듣지 못해 사이가 불편해질 것 같으면, 그냥 사과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린다. 어찌보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아는 동생이라는 녀석은 '미안하다'는 말만 들으면 마음이 풀린다고 한다. 어찌보면 나보다 훨씬 대하기 쉬운 사람일 수 있다. 적어도 갈등 해결 공식이라는 게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