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소하게만 느껴지던 것들이 잔잔한 위로가 되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식물이 그렇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의 초록이부터 아파트 화단을 지키는 나무들, 길가의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들풀, 하수구 틈 사이로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까지. 그저 바라보는 가라앉은 마음이 두근두근 기분 좋은 리듬을 찾습니다. -식물 좋아하세요? 中-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거실 화분들을 들여다본다. 밤새 초록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는 일이 하루의 시작이 되었다. 아직 초록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연약하고 반질반질한 새잎이 고개를 내밀면 기특한 마음에 한참을 바라본다. 새잎이나 새 가지를 보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지치기를 하거나 순을 잘라주는 것이다. 과감하게 가지를 잘라주거나 보기에도 아까운 순을 잡아줘야 더 많은 가지와 순이 나온다. 새것을 얻으려면, 더 많은 것을 얻으려면 예전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억지로 깨달음을 얻으려 애쓰지 않아도, 식물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삶의 이치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