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케어 'Noom'의 연구 보고서
건강관리 앱으로 알려진 눔(Noom)은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대표적인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그렇다면 눔을 사용하면 정말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최근 눔은 이 궁금증에 답해줄 수 있는 한 가지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1]. 오늘은 이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눔은 스마트폰 앱에서 영양사, 심리학자 등의 코치가 제공하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지적 접근법과 영양학적 접근, 신체적 교육을 조합한 생활습관 교정이기 때문입니다.
생활습관 교정에 적용되는 인지행동치료란 왜곡된 생각을 조정하고(인지치료) 동시에 행동 변화 원리(행동치료)를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심리적 기법입니다. 이 인지행동치료는 보통 대면 치료로 진행되지만, 심리 치료 내에서는 매우 효과적이고 구조화된 이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디지털화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실제로 학자들은 디지털로 전환된 인지행동치료가 뛰어난 비용 대비 효과(cost-effective)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눔의 이번 연구는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비만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 연구팀은 BMI(체질량지수)가 25-40 사이인 18-39세의 여성 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습니다.
연구의 목적은 크게 아래 2가지로 구성되었으며, 변화를 검증하기 위해 체중과 체지방량(BMI)과 같은 직접적인 신체 변화 지수, 랩틴(leptin)과 인슐린(insulin)과 같은 비만 관련 호르몬의 변화, 동기와 우울, 자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을 측정하였습니다.
연구목적 1) 비만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효과의 확인
: 전문가의 코칭이 포함된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적용한 실험 집단(45명)과 전문가의 코칭 없이 자기 관리만 적용한 대조 집단(25명)을 비교함으로써 수행
연구목적 2) 비만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효과의 예측 요인 확인
: 사용자의 동기를 비롯한 우울, 불안, 자존감과 같은 여러 심리/생물학적 요소를 측정하고, 매일 식단과 활동량 등을 기록한 후 분석함으로써 수행
1. 디지털 인지행동치료가 이끌어낸 긍정적 변화
연구팀이 주요 결과(Primary Outcome)로 검토한 것은 체중 변화와 체지방량 지수(fat mass index) 같은 신체 지수 변화입니다. 실험 집단에서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치료 전 측정값에 비해 치료 직후인 8주차와 24주차에서 측정한 BMI 및 체지방량, 체중 변화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체중의 경우 치료 전 평균 74.5kg에서 24주 후 평균 71.8kg로(p-value = 0.003), BMI 지수는 치료 전 28.2에서 24주 후 26.9(p-value = 0.002)로 감소하여,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비만과 관련 있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렙틴 역시 8주차에 확인해본 결과 실험 집단이 대조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대조 집단 대비 -15.8% 감소, p-value = 0.01)하였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호르몬적 요소의 긍정적 효과는 눔을 통해 기록된 실제 행동 변화에서도 관찰되는데요. 특히 앱을 통해 기록된 스낵(snack)의 평균 칼로리는 실험 집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무엇이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가?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참여 동기(Situational Motivation Scale, SIMS), 불안(Trait Anxiety Inventory, TAI), 우울(Korean version of the Beck Depression Inventory, K-BDI), 자존감(Rosenberg Self-Esteem Scale, RSES)과 같은 심리적 요소들을 측정하였습니다. 이후 주요 변수와의 관련성을 비교한 결과 동기만이 8주 및 24주차의 체중 변화와 의미 있는 관련성을 가졌고, 우울과 불안, 자존감은 24주차의 체중 변화만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연구 시작 시점의 체중에서 3% 이상의 감량에 성공한 것을 성공적인 치료로 정의내리고, 위 요소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동기와 우울의 조합관계에 따라 치료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석 결과 높은 동기(동기 설문지 점수 76.5점 초과)은 65%(13/20 명)가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반면, 낮은 동기(동기 설문지 점수 76.5점 미만)은 36%(9/25 명)만 체중 감량에 성공하였습니다. 또한 동기가 높고 우울이 낮은 경우(동기 설문지 점수 76.5점 초과 & 우울지수 7.5점 미만)는 100%가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실질적인 생활습관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증명하고, 치료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연구에 포함된 참여자들은 BMI 지수나 성별 등에 제한 사항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모두에게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은 눔의 가장 큰 Target을 바탕으로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좋은 레퍼런스로 계속 언급될 것입니다.
이 논문의 가장 큰 시사점이 있다면, 결국 '사용자의 동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눔이 사용하는 동기 부여 정책은 '끊임없는 사람과의 상호작용' 제공과 '환급 시스템'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요소가 눔의 입장에서는 비용으로 책정됨에도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은, 반대로 저 두 가지를 대체할 수 있는 동기 부여 수단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자의 동기를 유지하는 것은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에게 꼬리표와 같이 따라다니는 질문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모바일 앱에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심리적 기법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Kim, M., Kim, Y., Go, Y., Lee, S., Na, M., Lee, Y., ... & Choi, H. J. (2020). Multidimensional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Obesity Applied by Psychologists Using a Digital Platform: Open-Label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MIR mHealth and uHealth, 8(4), e1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