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앞으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문화예술교육의 흐름을 규정하는 종합계획이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합에서는 몇 분 선생님들이 모여 자료를 같이 읽었습니다. 이 글은 그때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종합계획은 3년 전인 2015. 5월,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개정되어 5년마다 의무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담당부서인 문체부가 16-17년 2년에 걸쳐 준비하고 문화예술교육지원위원회(위원장 이영조 작곡가, 각 부분 전문가 20인, 작년에 강의 오셨던 박영정 님도 계십니다)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이것저것 다 빼고 종합계획이 핵심이라 볼 수 있는 ‘Ⅴ. 추진 과제’를 바탕으로 방향을 요약하면 1. 지역 생태계 중시, 2.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 3. 기반 고도화 셋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지역 생태계 중시는 아르떼에서 예술강사를 일괄 관리하던 이전의 중앙 집중 시스템에서 벗어나 기초 지자체 중심의 지역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이야기고 2.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는 수요자를 대상화하지 않고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특히 생애주기별 교육 내용으로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며, 마지막 3. 기반 고도화는 문화예술교육의 기획-연구역량을 강화하며 예술강사들의 전문화, 국제교류, 가치 확산 등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걸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우리 예술강사들이 자신의 교육내용을 새롭게 갱신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교육 자원들을 연결하며 기획의 내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게 보입니다. 사실, <마을온예술>의 입장에서 보면 위의 세 가지 추진 과제가 그리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이미 조합에서 실행하고 있는 내용들도 있어 여러모로 익숙할 뿐 아니라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유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 종합계획은Ⅰ. 수립배경과 경과 Ⅱ. 문화예술교육 정책 환경 Ⅲ. 그간의 성과와 한계 Ⅳ. 비전과 전략 Ⅴ. 추진 과제 Ⅵ. 추진과제 실천계획 이렇게 여섯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핵심은 Ⅴ. 추진 과제이고 Ⅰ-Ⅳ의 내용은 이 추진 과제를 왜 만들었는가를 설명하며 Ⅴ를 실행해야 하는 논리를 차례차례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수립배경(Ⅰ)은 위에서 간단히 말씀드렸고 우리를 둘러싼 여러 환경이 바뀌었는데(Ⅱ) 지난 정책들은 이런 성과와 한계를 가졌으니(Ⅲ)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Ⅳ) 새롭게 실행(Ⅴ)을 해보자, 이런 순서지요. 마지막 Ⅵ. 추진과제 실천계획은 각 실행 항목별로 시기를 정해놓은 것인데 이 글 뒤에 원자료를 그대로 붙이니 한 번씩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그럼 Ⅱ-Ⅴ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볼까요?
Ⅱ. 문화예술교육 정책 환경은 지난 종합계획을 세웠을 때, 즉 4년 전과 달라진 환경을 서술합니다. 소제목들만 봐도 이 변화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1) 중요성과 수요 증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중요성을 좀 더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이 근거로 2016년 문체부의 조사자료를 제시합니다. 교육 경험자는 문화예술 관람 의향이 17.4%에서 81.5%로 5배 증대합니다. 즉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분들은 문화예술을 적극 향유하겠다는 의사를 다섯 배나 더 크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해서, 주 5일제로 여가시간이 확대되고, 프로슈머, 동아리, 생활예술, 메이커페어 등의 어휘를 사용, 시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 활동이 커졌음을 이야기합니다. 2) 정책 연계성 및 체계성 확보 필요에서는 위 1)의 확장에 대응하려면 문화부외 타부처 연계, 또 부처뿐만 아니라 아르떼나 지원센터 같은 각종 기관들도 연계를 해야 하며, 수요자에게 밀착하려면 지역분권 체계로 가야 한다는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3)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요구 증대에서는 급속한 노령화와 1인 가구의 변화를, 4)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서는 지식에서 역량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점, 대표적으로 인성교육과 자유학기제의 변화를 꼽습니다. 마지막 5) 4차 산업혁명- 기술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새 정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를 제시합니다. 이렇게 큰 변화가 있으니 종합계획도 변화에 걸맞게 짜야한다는 것이지요.
다음 항목인 Ⅲ. 성과와 한계에서는 잘 된 점,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며 새 정책방향의 근거를 서술합니다. 즉, 잘 한 것은 계속 이어가고 잘 안된 점을 개선하려면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새 정책의 근거를 만들지요. 먼저, 성과로는 예산, 수혜자-기관, 예술강사 지원이 증가된 점, 긍정적 변화와 향유 저변이 확대된 점. 2010년의 서울 아젠다, 베트남 국제원조(ODA)등을 통한 국제사회 기여 등을 주요한 성과로 듭니다. 사실 새로운 정책에서 과제를 설정하는 데는 다음 항목인 한계를 더 중요하게 보셔야 합니다. 한계는 여섯 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소제목만 적어보겠습니다. 1)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목표에 대한 공감대 미흡, 2) 공급자 중앙 주도적 정책의 한계, 3) 문화예술교육의 수요 파악 미흡 및 질적 관리 부족, 4) 지역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미흡, 5)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 및 안전적 지원환경 필요, 6) 전 국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확대 필요. 다시 말해서 1) 아직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이 완전히 합의된 게 아니다. 2) 공급자-중앙 주도 정책은 별로다. 3) 수용자들의 수요예측과 교육의 질 관리가 안 되고 있다. 4) 지역 생태계는 거의 없다. 5) 예술강사의 처우와 지원이 미흡하다. 6)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전 국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확장하자. 이런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종합대책으로 해결하자 이렇게 이야기를 가져가는 것이지요.
Ⅳ. 비전과 전략에서는 먼저 1) 문화예술교육 정책방향에서는 지역 분권화, 정책 체계화, 수요 특성화, 융합과 확장의 네 가지 방향을 먼저 잡습니다. 지역 분권화는 반복되는 주제니 더 설명 안 드릴게요. 정책 체계화도 위에서 이야기 한 한 부처-기관 간 협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요 특성화는 수요자들의 상태와 처지에 맞춰 진행하자는 것이며, 융합과 확장은 기술 발전 등으로 ‘미디어, 다문화 인문 영역과 융합 확장을 모색한다’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다음에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을 비전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재도약-지속성장과 질적 제고를 목표로 설정하면서 5. 추진과제를 이야기하는 배경을 완결합니다.
자, 이렇게 이야기를 다 풀었으니 이어지는 게 Ⅴ. 추진과제입니다. 맨 처음에 이야기드렸던 세 가지, 기억이 나시나요? 1. 지역기반 생태계 구축, 2. 수요자 중심 교육, 3. 문화예술교육 기반 고도화 말입니다. 위에서 이야기를 드렸으니 여기서는 소제목을 간단히 나열하면서 마무리할게요. 1 지역기반 생태계 구축에선 1) 지역중심 문예교육 추진 체계화 2) 공간 및 자원연계 강화 3) 협력망 활성화를, 2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는 1) 생애주기별 맞춤형, 2) 소외계층 확대, 3) 지원 다각화를, 3 문화예술교육 기반 고도화에서는 1) 기획-연구역량 강화, 2) 전문 인력 역량 강화, 3) 국제교류 활성화 4) 가치 확산 및 홍보 강화입니다.
각각 세부내용 아래에 4-5개씩의 추진과제들이 또 있습니다만 그것까지 적으면 좀 길어질 듯하고 뒤에 추가하는 ‘추진과제 실천계획’에 적혀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아, 나는 이걸 하고 싶어’, ‘이 정책은 어디에서 지원 사업으로 뜰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제시된 이러한 수요에 맞춘 교육을 하려면 ‘나는 무얼 더 익히고 어떤 선생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면 한 발 더 나아가는 거겠지요. 물론, ‘이런 걸 다 어떻게 해’, ‘난 포기’, 이럴 수도 있습니다. 작년 <마을온예술> 공연 프로젝트의 제목이 ‘포기를 포기하라’ 였지만요. 네, 사실 정책이란 게 어려워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우리 경험과 그리 먼 내용은 아닙니다. 이걸 쉽게 풀어 전달할 수 있다면, 문턱을 낮출 수 있다면 하고 바라봅니다. 모쪼록 이 글을 통해 종합대책이 이런 그림이구나 하고 대략 파악해두면 지금 벌어지는 여러 지원 사업들의 흐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네요.
글.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