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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ug 22. 2023

내 집 장만하는 지혜가 따로 있다면?

부재지족 (설원)

   내 집 하나 갖는 게 어려운 세상이다. 고층 아파트 단지에 집들이 저렇게 수없이 많은데, 내 집 하나 없다는 게 서글프다. 내 집 장만하는 지혜가 따로 있을까?


   부재지족(富在知足)

   진정한 부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 있다. - 설원 


   자기 분수를 알아야 만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이다. 


   새들은 어떤 둥지를 지을까? 둥지가 너무 작으면 그곳에서 새끼들을 거느리지 못한다. 그래서 일단 어느 정도 크기는 되어야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둥지가 클수록 좋은 것도 아니다. 둥지가 너무 크면 오히려 그 무게 때문에 둥지가 나무에서 떨어질 염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의 몸집과 자기가 거느릴 식솔의 머릿수를 고려하여 딱 알맞은 크기로 집을 짓는다. 본능적으로 종에 따라서 새들은 각기 자기 분수에 맞는 집을 장만하는 것이지!


   둥지를 만드는 재료도 화려하지 않다. 흔히 나뭇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겸허한 그 집은 비바람에도 끄떡없다. 아기 새들이 무럭무럭 커갈 때까지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한다. 새들은 자기 가족에게 실제로 필요한 의식주는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님을 안다. 집을 장만하기 위해 불필요할 만큼 수고와 노력을 다하기보다는, 오히려 귀여운 자기 새끼들을 잘 먹여서 잘 키우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함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본능적으로 만족할 줄 아는 새들은 진정으로 부유하다. 우리도 우리 분수를 알기에 이미 부자다. 정말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의식주는 그렇게까지 대단한 게 아니지 않을까? 그저 우리 가족의 몸집과 식솔의 머릿수를 고려하여 오순도순 살 정도면 된다. 집을 계속 더 키우기보다는, 오히려 내 새끼들이랑 많은 시간 보내면서 잘 먹이고 잘 가르치고 잘 놀아주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오늘은 부재지족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새들로부터 내 집 장만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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