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불시 궁무여야 (순자)
유이불시 궁무여야(有而不施, 窮無與也)
있을 때 베풀지 않으면 빈궁해졌을 때 주는 자가 없다. - 순자
평소에 베풀면, 위급한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까치는 '유이불시 궁무여야'를 아는 듯하다. 연구팀은 물까치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행동을 관찰했다. 한 그룹의 물까치에게는 애벌레를 주었고, 다른 그룹의 물까치에게는 애벌레를 주지 않았다. 대체로 애벌레가 풍족한 물까치들은 애벌레가 없어 굶는 동료 물까치들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모습을 보였다. 풍족한 물까치는 동료 물까치가 애벌레를 구걸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것을 베푸는 모습을 보였다. 먹이가 있는 물까치는 베풀 줄 알고, 빈궁한 물까치 곁에는 후대하는 동료가 있다. 물까치들은 동료들이 있어서 안 먹어도 든든하겠다!
이런 물까치의 경우는 품앗이 전통을 떠올리게 한다.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고 갚는 걸 말한다. 내가 여유 있을 때 이웃의 일을 도우면? 내가 어려울 때 이웃이 나를 위해 팔 걷고 나설 것이다.
사람은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고 서로의 도움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받는 것도 행복하지만 베푸는 것은 더 행복하다. 그냥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행복이 없다. 반면, 있을 때 베풀고 빈궁해졌을 때 받으면, 두 배 이상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자신이 가진 걸 동료 물까치에게 베풀며 행복해하는 사람일까? 우리는 나중에 빈궁해졌을 때 동료 물까치들로부터 지원을 받게 될 행복한 사람일까? 평소에 벗들에게 후대하는 건 일종의 보험과 같다. 참된 벗들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든든한 보험이 또 있을까? 이제 새로 나온 '유이불시 궁무여야'의 만기환급형 물까치 보험을 들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