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by 황보현

"너는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해?"


누군가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제일 행복할까?' 생각해보면 저는 먹을 때 위로가 되는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한 술 떠서 입에 넣으면 뱃속에서 스르륵 녹으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은 호박죽을 좋아합니다. 정신이 너무 지쳐 우울한 날이면 호박죽 한 그릇을 먹으러 갑니다.


힘겹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호박죽 한 그릇과 같은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 위로가 동시에 희망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 갈망하는 것은 달콤한 처세나 자극적인 기술의 맛보다도 부드러운 위로나 밝은 희망의 맛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 위로가 접근하기 너무 어려운 것이어서는 곤란합니다. 난해한 철학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위로라면 그 위로를 조리해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우리 평범한 사람들도 그런 위로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이해하기 쉽게 조리하고 맛볼 수 있는 레시피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어릴 적 한 번쯤은 읽어 보았던 어린이 동화 ─ 여기에는 위로와 희망의 맛, 그리고 지혜의 맛이 잠재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 동화는 단지 어린이를 위한 흥미 있는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으며, 어른이인 우리를 위한 감미로운 이야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동심 속에 새겨진 그 동화들은 전혀 난해하지 않아서, 누구나 쉽게 다시 읽어낼 수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기 쉬운 어린 이야기 속에서 정말로 어른스러운 통찰을 맛볼 수 있을까요?


『어린이 동화의 어른스러운 재해석』는 그러한 독특한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동화를 재료로 하여, 그 속에서 위로와 지혜의 맛을 이끌어내는 요리 레시피 서적입니다.


어린이 동화에 담긴 희망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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