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것이 인생
쓴맛, 단맛, 인생맛
내가 열심히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내 힘으로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 주변에서 폭풍우가 몰아치고 예고도 없이 비를 쫄딱 맞아야 하는 날. 이 폭풍우가 언제 지나갈지 알 수 없고 손 뻗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날. 누군가에게라도 화를 퍼붓고 싶고 하늘을 향해 삿대질하며 원망하고 싶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왜 나를 가만두지 않느냐고! 내가 할 수 없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라고!
나 결혼도 해야 하고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묻고 소리치고 따지고 싶었다. 진짜 신이 있는 거냐고 신이 있다면 침을 튀겨가며 물어보고 싶었다.
근데 그냥 이게 인생이구나. 이게 내 운명이구나. 사주팔자를 믿는다. 근데 100% 그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통계. 시대의 변화,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나의 뿌리. 그건 바꾸기 어려우니까 그것 역시 내 운명이 아닐까? 타고난 운명에 운, 노력까지 더해 내 삶을 예쁘게 빚고 싶었는데
가끔 이렇게 내 발목을 잡는 것 같은 순간이 오면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지럽다.
소정쌤의 2021년 5월처럼 나의 2025년 5월은 그렇게 지나갔다. 넋을 놨고 일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관계가 끝났다. 이 모든 건 이 폭풍우를 있는 그대로 두드려 맞지 않고 받아들이지 못한 마음 때문이었을 거다. 괜한 분노가 다른 곳으로 튀었고 머릿속에 내내 그 일이 맴돌아 일상을 제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웨딩 촬영에 시댁 인사, 행사들 몸과 마음도 녹다운된 힘들었던 한 달. 그 한 달이 유독 떠오르는 글이다. 그전에는 진물 나게 품는 마음에서 위로를 받았다면 이제는 한층 더 성숙한 시선으로 그래 이게 인생이지라는 말을 곱씹는다. 달 때도 쓸 때도 뱉어버리고 싶을 때도 다 내 인생이지. 이 경험이 또 나를 또 다른 곳으로 데려다 놓을 거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다시 살아가야지. 그전에 최선보다 다시 한번 나를 높은 선에 두어야지. 화나고 욕하고 싶고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붙잡아 시도해 봐야지. 미래에 내가 이 시점을 바라봤을 때 그래
이 정도며 진짜 애썼다. 온몸에 장기가 녹을 만큼 애썼다. 최선을 다했다 말할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 나의 몸과 마음을 다시 다독여 나아가본다. 비에 처음 젖으면 찝찝하지만 계속 맞다 보면 해방감도 주니까. 온몸의 세포가 다 깨어나도록 두드려 맞으면 또 다른 잠들어 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진짜 어른의 길로 간다.
나만의 제목은? 쓴맛, 단맛, 인생맛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다면? 최선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이게 삶이다.
억울할 것도 속상할 것도 없이 생겨먹은 대로 살아내는 것.
인생이 이런 맛이라는 것 정도는 아는 나이다.
딸기맛 우유, 초콜릿맛 우유 맛을 알듯이.
인생 맛이 이런 것쯤은 아는 나이.
왜 이렇게 쓰냐고 맛없다고 환불해 달라고 하진 않는 나이.
이 글은 '윤소정의 생각구독'을 함께 읽고
글 쓰는 '생글즈' 커뮤니티에서
'30대 어떻게 살까?'를 읽고 작성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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