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

세계 3대 분수쇼 버킷리스트 이루기

by 하람

천근만근한 몸을 일으키고 우리는 두 번째 일정을 시작했다. 조식은 포기할 수 없지! 조식 야무지게 먹고

신랑의 버킷리스트였던 부르즈 할리파에 가기로 했다. 우리는 야경을 보기 위해 두바이몰에서 간단하게

구경하고 넘어가기로 했는데 엄청 큰 아쿠아리움이 밖에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티켓을 끊고 들어가면

아쿠아리움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부분의 후기에서도

밖에서 보는 걸로 충분하다고 했고 아쿠아리움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봤달까?


두바이 몰을 구경하다 약간 출출해서 더 치즈케이크 팩토리에 가서 간단하게 치즈 케이크와 음료를 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서 음식이 나오고 냄새를 맡자 허기가 강해져 파스타까지 추가로 시켜 먹었다.

그나마 두바이 몰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한 곳이었다. 역시 두바이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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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여행을 갈 때 이런 도심, 쇼핑몰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나 그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을 가고 싶은데 아무래도 쇼핑몰은 어느 나라든 비슷한 느낌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은 신랑이 원하는 코스로 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두바이 몰에서의 시간을

즐길 수밖에 없었다. 두바이에 와서 느끼는 점은 사람들의 시선이 엄청 강하게 내리 꽂힌다는 점이다.

일단 동양인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 지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잔뜩 느껴진다. 나는 진짜

앞만 보고 가고 주변을 잘 의식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쳐다보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편인데도

두바이에서는 그 시선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슬람 종교이기 때문에 카디건과 긴치마로 꽁꽁 가렸는데도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딱히 불편하다기보다는 동양인이 많이 없는 풍경이 무척 신기하고

재밌었다. 세상에 다양한 인종이 다 모여있는 느낌이었는데 시야가 확장된 느낌이랄까?


여유 있게 설렁설렁 구경하며 밖에 나가서 사진도 찍고 더위와 시원함을 번갈아 가며 느끼고 있었다.

신랑이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입고 온 옷이 마음에 안 든 것이다. 그래서 바로

자라 가서 옷을 샀다. 신랑은 굳이 옷 안 사도 된다고 했지만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고 신랑이

오늘을 많이 기대했기 때문에 옷을 사주고 싶었다. 그나마 두바이 몰에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은 자라!

그럼에도 티셔츠 한 장이 거의 9만 원... 하하하. 그래도 마음에 들었으면 됐지. 확실히 옷을 갈아입으니

더 사진이 예쁘게 나오긴 했다. 신랑은 아직도 그때를 후회하지만 나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사진 보면 내 옷도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쉽긴 하다. 더 예쁜 옷을 입고 갈 걸 두바이 몰과

그리 어울리지 않았다. 짧은 치마, 민소매를 못 입으니 옷에 제약이 많았다. 해외 나가는 거고 날씨가

덥다 보니 좀 더 자유롭게 입고 싶었는데 두바이와 몰디브 본토에서 늘 옷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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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몰에서 시간을 보내다 우리는 부르즈 할리파로 넘어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에서 세계 3대 분수쇼를 감상하기 위해서다. 사실 몰디브를 가기로 결정하고 경유지는

두바이를 가고 싶다고 내가 정했다. 그런데 정하고 보니 두바이가 세계 3대 분수쇼를 볼 수 있는 한 곳이었다.

신랑은 이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분수쇼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분수쇼를 본 후였다.

세계 3대 분수쇼를 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였는데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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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부르즈 할리파 125층에 올라가서 분수쇼를 관람했다. 까마득하게 펼쳐진 아래를 쳐다보며

분수쇼에 전체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음악도 잘 들렸는데 중간중간 어떤 아이의 울음과

떼쓰는 목소리가 방해를 하긴 했지만 3번의 분수쇼를 무사히 볼 수 있었다.

분수쇼는 매번 다른 음악과 모양으로 자신의 멋짐을 뽐냈다. 노을 지는 석양과 야경의 분수쇼를

관람하고 우리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 높은 층에서 내려오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내려오면서 삼성물산의 자랑스러운 얼굴들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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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내려와서 어렵사리 잡은 자리에서 보는 분수쇼는 또 느낌이 달랐다. 확실히 125층과 달리

현장감이 느껴졌고 물이 막 튀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다. 신랑에게 분수쇼 원 없이 다 봤냐고

물어본 뒤 우리는 다시 숙소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이 날 나는 이틀 연속 렌즈를 껴서

정말 정말 피곤했는데 그냥 렌즈를 끼지 말 걸 그랬다. 눈이 다 충혈되어 있고 눈에 피로가 다 느껴져서

예쁘게 나온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원래 렌즈를 끼기만 해도 바로

밤샌 눈처럼 피로해져서 평소에는 렌즈를 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진 찍을 때 안경을 썼다 벗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 렌즈를 선택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렇게 피로한 눈과 몸을 이끌고

기념품을 사러 이동했다. 지하철에서 중간에 내려서 기념품을 샀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많이 사 올 걸 아쉬울 뿐이다. 그때는 뭔가 돈도 아껴야 할 거 같고 피곤해서 고르기도 지치고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할애 할 수 없었다. 두쫀쿠가 이렇게 뜰 줄 알았으면 두바이 초콜릿을 좀 더

왕창 사 왔을 거다. 늘 아쉬움은 남는 법이니 어쩔 수 없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숙소에 온 우리는

씻자마자 또 꿈나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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