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화려한 도시의 첫인상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우리의 두바이 시티투어

by 하람

나는 중학생 때부터 신혼여행을 몰디브로 가는 게 로망이었다. 신혼여행이 아니면 절대 갈 수 없을 것

같았고 왠지 모르지만 그냥 '몰디브'라는 나라에 꽂혔다. 결혼을 준비하며 고민했던 것도 신혼여행지였는데 몰디브가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키지로 하면 1500만 원은 들 텐데 무리야 무리 이러면서 신랑과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또 내가 차를 바꿔야 했기에 목돈이 들어가는데 둘 다

많이 모아놓은 게 없어서 더 막막했다. 신랑은 그래도 갈 수 있다. 몰디브 가자 얘기했고 나는 우리 돈 없다 못 간다 하면서 돈으로 좀 싸웠었다. 그래서 나는 발리도 가보고 싶었기에 발리와 몰디브를 고민했다.

사실 신랑은 유럽을 가고 싶어 했는데 비용은 몰디브와 비슷하면서 더 많은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이 신혼여행지로 분분할 때 아는 분의 언니가 얘기를 듣더니 "몰디브 가겠네~!"

이렇게 쿨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무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나? 그 말 그대로 우리는 몰디브로

떠난다. 대신에 패키지가 아니라 자유여행으로 최대한 비용을 줄여보기로 했다. 그러나 비행 일정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돈 백만 원 날리게 되지만...

원래 7박 8일 일정을 더 늘리고 싶어서 비행기 표를 바꿨는데 수수료를 내고 바꾼 날짜가 내 일하는 날짜와 겹쳐서 다시 바꾸게 됐다. 신랑이 더 길게 가면 좋아하겠지 하고 나한테 안 물어본 것이 큰 사달이

난 거다. 물론 내가 그전에 일정을 말해주긴 했지만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9박 10일에

신혼여행 일정이 결정됐다. 수수료 날린 거 생각하면 진짜 아깝다. 그 돈이면 비즈니스 타고 갈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아쉽게 돈이 사라진 신혼여행이었다.


신혼여행을 몰디브로 정했으니 경유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우리는 '두바이'에 가기로 했다. 내가 두바이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막과 바다 그 대비되는 자연이 얼마나 기대되던지 싱가포르로 경유해서

가는 게 가장 가까웠지만 두바이를 선택했다. 총 9시간 정도 비행 후에 우리는 두바이에 도착했는데

첫 장거리 비행임에도 나는 너무 즐거웠다. 바깥 풍경도 보고 싶고 수많은 영화와 게임도 즐기고 싶었는데

시간이 훅훅 가버린 느낌이다. 결국 기대했던 컵라면은 먹지 못한 채 새벽에 두바이에 도착한다.

그리고 바로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당일 두바이 투어를 신청해 놨었는데 오전에는 시티 투어를 하고 오후에는 사막 투어를 하는 일정이었다. 공항에 가이드님이 나와서 우리를 픽업해 시티투어를 시작했다.

다행히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둘 다 캐리어가 크고 많았는데 손님이 없어서 뒷좌석에 캐리어도 싣고

우리만의 투어를 떠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궁전이었는데 웅장한 궁전보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너무 자유롭게 지나다니는 공작새였다. 공작새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실제로 공작새를 돌봐주고 있다고 했다.



경비가 있어서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서 볼 수는 없었지만 밖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분이

포즈도 막 정해주시고 해서 후다닥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간 곳은 두바이의 구도심.

나는 이렇게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구도심이 훨씬 좋았다. 인스타에서 자주 봤던 사진 스폿 스타벅스 앞에서도 찍어주고 우리만의 자유시간을 만끽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가게도 많이 안 열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아쉬운 건 이곳이 구도심 전통시장인 줄

모르고 선물과 전통옷을 사지 않았다는 것. 사막투어 할 때 입을 전통옷을 사고 싶었는데 못 샀다.

신랑은 회사분들 드릴 초콜릿을 샀는데 전통시장인 줄 알았다면 나도 신랑도 더 많이 구입했을 거다. 간단한 구경을 끝으로 우리는 도심으로 넘어간다. 차를 타고 보는 풍경은 진짜 웅장 그 자체였다. 높고 높은 건물들이 끊임없이 늘어서 있고 건물 유리에 반사되는 빛이 어찌나 눈부시던지. 사막의 나라다 보니 모래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건물을 유리로 많이 짓는다고 한다. 부르즈 할리파도 지나가고 주메이라 해변에 가서 버즈 알 아랍도 구경했다.



멀리 있는 버즈 알 아랍이 나오게 사진도 잘 찍어주셨는데 친절하게 한국말로 설명을 잘해주셔서

좋았다. 물론 100% 알아듣지는 못했다. 가이드님이 계속 쉬지 못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딸이 있다고도 이야기해 주셨는데 잘 못 보고 타국에서 고생하시는 거 같아서 마음이 쓰였다.

관광 가이드 너무 멋지고 재밌는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 있는데 생각보다 고충이 있다는 걸 느꼈달까?

그럼에도 끝까지 친절하게 투어를 마쳐주셔서 우리는 편하게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중간에 두바이몰도

가는 코스였지만 우리가 내일 간다고 하니까 일찍 데려다주셨다. 숙소 근처에 맛집도 소개해주셔서

먹었는데 진짜 현지의 맛이었다. 방글라데시아? 쪽 음식이었던 거 같은데 양도 푸짐하고 맛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먹는 방법을 잘 모르니까 직원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기도 했다. 우리는 밥을 맛있게

먹고 숙소에서 잠시 정비한 뒤 바로 사막투어를 떠날 준비를 했다. 두바이에 오고 싶었던 이유.

사막의 모래와 드넓은 사막 얼마나 멋질까? 이 기대와 들뜸이 찝찝함과 분노로 변하게 될 건 그때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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