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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TI Dec 12. 2022

[다양한 여성, 다양한 운동] 풋살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보며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안녕하세요 여러분!


어느새 12월이 되었네요. 

업로드가 늦었지만, 저희는 2022년이 끝나기 전에 하나씩 다양한 운동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요. 전문 운동인이 아니지만, 다양한 운동을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모으고 있었습니다! 


이제 2022년이 끝나가는 마지막 달에 하나씩 그 분들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하는데요. 

"다양한 운동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많은 분들의 말씀대로, 다양한 운동 썰을 브런치와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로 풀어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노원슛돌이님, 어떤 운동을 하고 계시는지와,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노원구에서 풋살하는 노원슛돌이입니다! 저는 풋살에 빠져 있는 직장인이고, 지난 해 여름에 시작해서 1년 3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Q. 풋살과 축구의 차이점은 뭔가요?

A. 풋살이 약식이죠. 경기장도 작고요. 룰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무래도 경기장의 크기 차이로 오프사이드 같은 걸 풋살에선 크게 따지지 않아요. 스로인의 규정도 풋살에선 빡빡하지 않고요. 


Q. 풋살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축구 보는걸 좋아하던 친구가 한번만 같이 가달라고 부탁을 했었어요. 썩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갔는데, 풋살장 들어가자마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저녁에 풋살장에만 흰 조명 켜진 것도 너무 좋았고, 탁 트인 곳에서 운동하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생전 하지 않던 동작을 하니까 내가 어정쩡한걸 뻔히 아는데도 사람들이 나이스! 외쳐주면서 집중하게 도와주는 것도 좋았고요. 몸을 부딪히는 운동이라 사람들과 어색함은 금방 풀어지더라고요. 사적으로 친해지는건 다른 영역이라 그 부분은 저도 요즘에서야 겨우 가까워졌고요 ㅎㅎ


Q. 퇴근 후 운동하시는 건가요?

A. 네 맞아요. 평일 저녁에 수업을 듣기 때문에 수업 끝나면 밤 10시, 심지어 11시에 끝날 때도 있으니까 다음날 출근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담스럽긴합니다. 근데 스트레스 해소에 너무 도움이 많이 돼요. 

직장에서 걱정하고, 고민하던 지점들이 어느새 사소하게 느껴지고, 수업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어 좋습니다. 


직장에서 걱정하고,  고민하던 지점들이 어느새 사소하게 느껴지고, 수업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어 좋습니다. 

Q. 그래도 계속 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A. 그래서 풋살의 장점이, 일단 같이 하는 거다보니까 강제성이 있다는 점인 거 같아요. 일주일 안나가면 연락이 옵니다ㅋㅋ 대회, 매치가 잡히면 실력을 올려야하니까 자주 나가게 되는 듯 해요.


Q. 대회나 매치는 어느 정도 주기로 하시나요?

A. 자주하면 매치는 한달에 한번, 풋살대회는 3달에 한번 꼴로 해요.

여성 풋살대회는 보통 많지 않으니, 서로 팀 연습을 가보고 연락해서 매치 잡는 경우가 자연스레 많은 듯 해요.


Q. 풋살을 해보고 싶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더라고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전 당일에 플랩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클래스를 수강하는 식으로 시작했어요. 이게 편리한 게, 여성, 남성, 혼성 구분도 선택할 수 있고, 시간과 정소도 선택 가능합니다. 플랩 말고 퍼즐풋볼이라는 플랫폼도 비슷한 방식입니다. 인당 만원을 내고 입금하면, 수업에 참여 가능한데 대부분 혼자 오시는 분이 많아서 혼자 가는 거에 대한 부담도 가질 필요 없고요. 

플랩은 플랩 매니저라고 부르는 심판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 휴식 시간 타임 키핑과 규칙 관리, 조끼 배분 등을 해주십니다. 퍼즐풋볼은 경기 영상도 공 방향을 따라서 찍어줘요. 

위치는 저도 고민 중인 부분이에요. 전 처음 접하게 된 풋살장이 집에서 가까웠고, 동네에 건물 옥상에 풋살장이 많아서 장소를 찾기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그런데 직장은 을지로 부근인데, 직장 동료들과 풋살을 하려고 알아보니 서울 중심지에는 정말 풋살장 구하기가 쉽지 않긴 하더라고요. 지금 전 클래스도 운영되고, 팀으로 경기도 뛰는 FC메로나에 소속되어있는데, 혼성 클럽에도 올해 1월부터 뛰고 있어요. 


Q. 하나 이상의 팀에 소속되어 계신 거네요?

A. 저처럼 여러 팀에 소속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인맥으로 매치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으니, 여러 팀에 소속되어있으면 매치 성사도 편하죠. 


Q. 메로나나 혼성 클럽의 회원은 몇 명 정도인가요? 경기를 어떻게 잡는지도 궁금해요.

A. 메로나는 원래 일단위 클래스였다가 이제는 월 정액제로 바뀐 상황인데요. 주3회 본인 선택으로 참여하고, 월 최대 6회 수강 가능한 구조입니다. 클래스를 신청하는 구조이다보니 매번 인원 변동이 있는데, 많이 올 때 15- 16명 정도 클래스 신청하는 것 같아요. 이 중 절반 정도가 매 클래스마다 오는 충성 회원들이고요. 혼성 클럽은 현재 20명 정도 있는데 자주 나오는 사람은 10명 정도입니다. 

메로나는 회장님 1명, 감독 1명, 매니저 6명 계시고, 전부 남자 분들이에요. 훈련 커리큘럼을 매번 다른 식으로 짜주시고, 매치나 대회가 잡히면 엔트리 멤버를 정해서 그 엔트리끼리 모여서 팀 전술 훈련을 해요. 코치진 모두 격려하는 말을 많이 해주시고, 메로나 자체도 창업 초기라서 그런지 배려하며 운영해주셔서 좋습니다.


Q. 풋살 클래스가 동호회로 확장된 과정이 궁금해요. 

A. 저희 클래스 뒷 타임에 풋살장을 이용하는 남성팀이 있었는데, 풋살을 같이 하던 언니의 지인이 있는 팀이었어요. 그래서 우연히 이벤트성으로 혼성 풋살을 열었는데 다들 너무 잘 맞고 재밌어서, 그 이후에도 꾸준히 경기를 하다가 팀이 되었습니다. 


Q. 팀으로 활동하는 장점은 뭔가요? 

A. 오랫동안 팀을 하면, 서로가 서로의 경기 스타일을 알게 되어서 팀워크가 느는 것 같아요.

순간적으로 공을 빠르게 줘야 잘 넣는 사람도 있고, 천천히 줘야 할 때도 있고, 골대 가운데서, 혹은 대각선에서 잘 넣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을 터득하게 되면서 손발이 맞아가는게 좋고, 특히 다른 팀과의 매치에서 발휘되면 돈독해지기도 하고요!


오랫동안 팀을 하면, 서로가 서로의 경기 스타일을 알게 되어서 팀워크가 느는 것 같아요.


Q. 혼성 클럽과 여성만 소속되어있는 메로나의 차이는 뭔가요?

A. 혼성으로 뛰는 경우 여성이 공격에 배치되는 비율이 높은데, 수비할때 요령 없이 몸싸움을 하면 다치는 경우가 많아서 앞으로 배치합니다. 

초보 때 특히 그렇고, 시간이 좀 지나면 결국 본인이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뛰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 멤버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풋살을 하다보니 함께 뛰면 전개가 좀 빠르고, 여성 풋살은 여성 게임대로 나름의 리듬이 있어요. 기술을 쓸 때 좀 더 느리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동작이 더 잘 보이고 더 감동일 때가 있어요. 

처음 혼성 팀에 갔을 땐, 어렸을 때부터 한 남성들과 아무래도 실력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니까 두려웠어요. 그래도 같은 팀으로서 골맛을 보게 해주려고 기다려주는 팀메이트들이 있어 감사했죠. 축구를 오래한 경험을 바탕으로 멘스플레인이 가끔 있기도 했지만요ㅋㅋ 같은 혼성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는 오히려 맨스플레인 당하지 않는데, 내가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회사분들이나 주변분들이 어떤 선수 아냐, 기술을 아냐 등의 아는 체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Q. 실제 스포츠나 경기로는 혼성 클럽의 활약을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A. 경기가 되면 서로 매너를 지키며 봐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안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초반에 혼성 클럽이 생기는 이유는 사실 운동을 떠나서 연애 목적 등 불순한(?) 이유도 있긴 한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속한 혼성 클럽 내에서도 연애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Q. 운동을 시작하고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저는 특히 풋살을 시작하기 전엔 폐활량이 엉망이었는데 이제는 중간에 쉬는 시간 조금씩 가지면서, 2시간 경기도 뛰기 시작했어요! 

체력은 신체적인 변화라면, 일상 속 변화는 동네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거에요. 

팀 스포츠다보니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 또 대타 멤버로 만나는 사람들도 생기고, 매치를 통해서 다른 팀으로 만나 알게 되는 사람도 생기고... 그래서 동네에서 간단히 저녁 먹고 싶을 때 번개할 사람이 많아진 것도 소소한 재미인 것 같습니다. 


Q. 풋살 외에 하는 운동은 없으신가요?

A.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주 2, 3회 풋살을 하면, 나머지는 일이나 약속으로 채워져서 시간이 부족해요. 풋살만 하면 체형이 틀어져서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해주는 게 좋은데, 못 챙기고 있어요.


Q. 다른 여성들에게도 풋살을 추천하고 싶은가요?

A. 꾸준히 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맛보라고 꼭 추천해주고 싶어요. 저는 풋살을 하면서 '이런 걸 내 유년기나 성장기에 즐겼으면 지금보다 더 당당한 성격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자들의 스포츠였다는 점이 너무 안타까워요. 내 자아가 한창 만들어질때 내게 운동장 한쪽의 피구나 발야구가 아니라, 운동장 전체에서 큰 그림을 보며 맘껏 뛰어다니고, 서로 응원하기도 하고 탓하기도 하면서 팀스포츠를 즐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골때리는 그녀들> 예능이 나왔을 때, 출연진들이 눈물 흘려가면서 임했던 건, 이런 감정을 느껴볼 기회가 너무 적었기에 더 진심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살면서 이 재미를 꼭 느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안 해봤으니까 못하는게 당연하니 겁먹지 말고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도 엄청 못해요!


<골때리는 그녀들> 예능이 나왔을 때, 출연진들이 눈물 흘려가면서 임했던 건, 이런 감정을 느껴볼 기회가 너무 적었기에 더 진심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살면서 이 재미를 꼭 느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안 해봤으니까 못하는게 당연하니 겁먹지 말고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Q. 멋진 추천사 감사해요. 앞으로의 운동 계획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A. 앞서 말했듯, 풋살을 많이 하면 체형이 틀어지는데, 전 왼다리에 힘을 주는 동작이 많아 교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교정 스트레칭을 잘해가면서,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풋살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미 햄스트링, 무릎, 그리고 발가락 뼈를 다친 적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려고요. 언제까지나 운동은 건강이 목적이라는 점을 명심하며 운동하려고 합니다.


Q. 그동안에도 부상이 잦았네요.

A. 다치는 게 아무래도 많기 때문에 평생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은 해요.ㅋㅋ 하지만 35살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물론 동네에 '강북여축'이라는 축구 동호회가 있는데, 여기에 지소연 선수 어머님과 같은 어머님들도 많이 오세요.


Q. 풋살을 시작하고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나요?

A. 대구장에서 축구 뛰어보기, 전국대회 나가서 수상하기! 대구장은 프로 선수 기준 골라인에서 공을 찼을 때 하프라인까지 보내기도 어려운 구장 사이즈지만, 목표로 하고 있어요!


Q.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나에게 풋살이란?

A. 나에게 풋살이란 “스토리가 있는 스포츠” 입니다. 

작게 보면 그냥 경기장 안에서의 스토리, 크게 보면 저만의 느림보 성장 스토리가 있어요. 

경기장 안에서는 팀원끼리 주고 받는 사인이 맞는 순간, 다른 팀과의 기싸움, 내가 실수해서 미안한 순간 등등이 섞여있는 스포츠고요! 또는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발전하는 내 실력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생기는 일들 등등…웃기게도 희노애락 다 담겨있어요.


작게 보면 그냥 경기장 안에서의 스토리, 크게 보면 저만의 느림보 성장 스토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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