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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eap Sep 21. 2021

우리가 합심할 때. 가족 연대(連帶)기

코코 & 로마

코코와 로마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가족이 연대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서 가족끼리 합심하여 한 마음으로 뭉치는 모습이 마음에 울림을 준다.


1. 코코

멕시코에는 죽은 조상을 기리는 명절인 망자의 날이 있다. 이 날 우연한 계기로 미구엘은 음악을 증오하는 가족과 트러블을 겪다 죽은 자의 세계에 포섭된다. 산 자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바로 죽은 가족의 축복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조상님들(?) 역시 음악을 증오했기 때문에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미구엘에게 쉽사리 축복을 내려주지 않는다.

묵은 오해를 풀고 진실을 회복하기 위해 미구엘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오고 가는 영매처럼 가족의 사랑을 재건하고 연대를 이끌어낸다. 영화에는 감동 코드가 많아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들이 많다. 보통 마지막 결말부가 백미로 꼽히는데, 나는 마지막 장면에 가기도 전에 미구엘과 츤데레 조상들의 연대 장면에서 이미 여러 번 KO 당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대사들이 직접적이고 따듯하다.

“Nothing is more important than Family.”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Family comes first" 가족이 가장 중요해.
“Do never forget how much your family loves you.” 가족들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절대 잊지 말렴.

코코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결국에는 잘 숨겨지지 않는 가족애가 참 많이 묻어나는 영화이다. 또한 코코에서 등장하는 망자의 날과 죽은 자를 기리는 문화는 우리나라의 제사 의식, 유교 가치관과 통하는 점이 많아 더욱 흥미롭다.

감독 : 리 언크리치

평론가 코멘트 : 따뜻해, 삶을 껴안고 다독이는 죽음 (박평식 평론가 / 별점 4.0)


2. 로마

로마는 칠드런 오브 맨과 그래비티를 만든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코코가 가족애, 그중에서도 부성애가 조금 더 강조되는 영화라면 로마는 강인한 두 여인의 모성애로 귀결되는 영화이다. 1970년대 멕시코 중산층 가정의 안주인 소피아는 남편의 외도 이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가정부 클레오와 함께 네 명의 아이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두 여자 주인공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시련을 맞이하지만, 나락으로 빠지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다. 물론 시련도 많다. 특히 클레오는 아이를 사산하게 되지만,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서로를 끌어안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어떤 시련이 파도쳐도 이겨낼 멋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로마는 흑백 영화라 그런지, 과거를 담담히 반추하는 듯하다. 아련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게 그 시절 감독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를 보고 있자니 나의 어린 시절 가족과의 에피소드들도 덧붙여 회상해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빛바랜 추억들은 나의 서사를 이루어 지금의 내가 되었다.

감독 : 알폰소 쿠아론

평론가 코멘트 : 나를 키운 여자들에게 바치는, 가장 사적인 재료에서 끌어올린 영화미학 (임수연 평론가 / 별점 4.5)

 

연대(連帶)의 사전적 정의는 크게 두 가지이다. 두 정의 모두 가족과 참 잘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2021년 추석이다. 가족에게 표현을 잘 못하는 나인데 가족과 많이 이야기하고 은연중에 진심을 더 표현해야겠다.

연대 [명사]
1.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
2.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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