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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Oct 20. 2023

우산이 필요하시다면

폭우를 우산도 없이

온몸으로 맞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빗물이 머리카락 속에 스며들어

이마로 눈으로 콧등으로 입술을 지나

흘러내립니다.


눈물도 빗물인양 흘렀을 수도 있습니다.


우산도 없었지만

있다고 해도 들 힘이 없었습니다.

그냥 우산이 없다는 핑계로

흠뻑 젖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비와 같이 땅으로 스며들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

나를 알지 못해서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알아갑니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얽힌 일들이 풀립니다.

이제 괜찮다고 그럴만했다고

최선이었다고...


폭우가 와도

멈춘다는 것을 알기에

비를 피하면서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우산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이제 제가 가진 우산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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