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by 전은지 : #불평 #비교
책표지 속 볼멘 표정의 아이들이 꽤나 도전적으로 보입니다. 마치 책을 마주한 독자들의 불평도 한 번 말해보라며 꾹 다문 입으로 무언의 압력을 넣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 모습이 조금 재밌어 보이면서도 어떤 불평들을 늘어놓을지 궁금해져 책장을 넘기게 되었는데, 목차에는 아이들이 웃으며 각자의 불평 에피소드 챕터를 소개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장에 있는 건 놀랍게도 '구덕이 선생님'이었네요. 구덕이. 이름만 들어도 어떤 불평을 갖고 있을지 상상이 되지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닌 어른의 불평도 나란히 있다는 게 좋았어요. 그것도 아이들에게는 산처럼 커다랗게 보이는 선생님이 불평쟁이 명단에 있으니까요. 그걸 보며 아이들은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게 될지 몰라요. 어릴 때부터 이름 때문에 놀림당했던 선생님은 송나림이라는 학생 이름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이름 같다고 생각해요. 성과 이름이 잘 어울리고 이름만 들어도 동글동글 귀여운 느낌이 드는 게 이름의 주인인 나림이에게 제격이라고 말이지요. 나림이와 같은 이름이라면 자기소개도 자신 있게 하며 이름 때문에 전전긍긍하지 않을 거라고요.
하지만 선생님이 부러워하는 송나림은 살이 쪄서 불만이에요. 나림이는 먹성뿐만 아니라 뛰어난 미각에 요리까지 잘 하지만 아이들에게 놀림받는 자신과 달리, 마음껏 많이 먹어도 날씬하고 체육까지 잘하는 명은희를 부러워하지요. 또 재미없어서 불평을 하는 신다혜는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옆에 오지 않으려는 명은희를 오해하지만, 사실 명은희는 얼굴이 몹시 진한색이어서 새하얀 얼굴의 신다혜 옆에 가지 않았던 거예요.
이와 같이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여러 아이들의 시선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어요. 4학년 5반은 작은 지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여운 불평쟁이들은 그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울고 웃는 우리의 모습 같고요. 얼마큼 누리고 가져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오래도록 웃을 수 있을까요. 당장 이것만 해결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다가도 막상 그것을 이루면 기쁨은 잠시, 또 다른 것들이 마음을 짓누르게 되지요. 내가 가진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며 남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들만 커다랗게 보이는 것. 그러한 비교가 가뜩이나 쉽지 않은 삶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나 자신에 대한 불만 한 가지, 내가 부러워하는 친구와 이유."
선생님이 아이들이 쓴 무기명 쪽지를 읽어주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누군가 불만이 라고 썼던 것들을 모두 자신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공감하고, 친구들이 자신을 부러워한다는 사실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아이들 모습이 마냥 예뻤거든요. 실제 수업 때는 몇몇 아이들에게만 부러움이 몰리거나 부러운 대상이 한 번도 되지 않는 아이들이 있을까 봐 조심스러워지지만, 동화 같은 결말을 상상해 보며 웃음 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