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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진 Oct 25. 2023

모멸감

 김찬호 교수는 사회학으로 대중교양서를 기가 막히게 쉽게 쓰는 재주를 지닌 작가다. 난 그의 작품이 걸작이라거나 인상 깊다고 얘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허슬러'의 면모와 더불어 사회 면면을 풍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쉽게 설명해 낼 줄 아는 대중학자로서 호감을 가지고 있다. 모멸감은 그의 책 중에서 유독 좋아하는 작품이다. 모멸이라는 감정이 만연한 사회에서 그 원인과 해소 방안까지 나아가는 건 쉬운 답이 가진 함정이 있지만, 대화할 거리가 충분하다. 


0. 프롤로그. 감정의 사회적 문법

1. 감정은 생리적인 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풀이될 수 없다. 그것은 일정한 사회와 문화의 조건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한다(32p). 감정은 사회 상황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33p).

- 작가는 감정이 개인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도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내가 사회적 맥락에서 느끼는 감정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1장. 모멸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2. 인간의 잔인함은 끝이 없고, 정신적 폭력은 물리적 폭력보다 훨씬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79p)

- 요즘 우리는 신체적 고통보다 심리적인 고통이 더 만연한 사회를 살고 있나요?

3.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그 절대적인 기준이다. 경제의 수단으로 고안된 돈이 삶의 목적이 된다. 그 결과 삶 자체가 수단이 되어버린다(90p)

- 칸트는 ‘타인을 목적으로 대하라’는 윤리적 원칙을 내세웁니다. 자기 자신을 목적으로 대하기도 쉽지 않은 사회에서, 자기 자신과 타인을 목적으로 대한다는 건 어떤 마음가짐일까요?


2장. 한국 사회와 모멸의 구조

4.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요소들을 기준으로 사람의 높낮이를 매기고 귀천을 따지는 것이 우리의 속물적 문화다.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자신의 귀중함을 깨닫고 서로의 존엄을 북돋아 주는 관계가 절실하다. (119p).

- 속물적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란 무엇일까요? 

5. 한국은 여전히 전통적인 신분 관념이 강하게 지배하는 사회다. 다만 그 틀이 전근대적인 신분 질서가 아닐 뿐이다.(126p.)

-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차별 의식은 뭐가 있을까요? 어떤 차별에 시달릴  때 모멸감이 가장 심할까요.

6. (예비) 한국인에게 친구란 과연 무엇인가. 잘 나가는 인생을 자랑하면서 비슷한 수준끼리 어울리는 사교의 대상인가, 아니면 어려울수록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힘을 북돋아 주는 동반자인가. 사업에 실패해서 걷잡을 수 없는 난관에 빠졌을 때 편안하게 만나서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벗은 없는가(119p).   

당신에게 친구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존재인가요? 비슷한 수준끼리 어울리는 사교의 대상은 친구로 볼 수 없나요. 



3장. 모멸의 스펙트럼

7. [차별]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이분법은 다양하다.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나는 똑똑하고 너는 멍청하다. 나는 강하고 너는 약하다. 나는 예쁘고 너는 못생겼다. 등등(174p).

- 우리 사회는 어떤 이분법에 나는 가장 민감한가요? 나도 모르게 자주 쓰는 이분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8. [조롱] 갑을 관계는 한국 사회 곳곳에 너무 흔하고, 많은 사람들이 을의 위치에서 설움을 감내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는 갑이라고 할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을이다. 절대적인 ‘슈퍼 갑’은 아주 드물다(177p).

- 나는 어떤 대상에게 갑이고, 어떤 대상에게 을인가요? 어떻게 불가피한 갑질에 대응하나요.


4장. 인간적인 사회를 향하여

9. (예비) [물리적 쾌적함, 생리적 청결함] 유대인 강제수용소의 생존자 프리모 레비는 말한다. 물 한 컵을 배급받았을 때 그것을 모두 마셔버리는 사람과 일부를 아껴서 몸을 닦는 데 쓰는 사람이 있었는데, 후자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고 한다(230p).

- 최소한의 삶으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축소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싶나요.   

강제수용소에 갓 딴 에티오피아 수프리모 원두를 배급해도 몸을 닦는 게 더 나을까요?


10. [화폐의 논리를 넘어선 세계] 우리가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것은 정체성이나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핵심이기도 하다(236p). 돈을 아무리 많이 받는다고 해도 내어줄 수 없는 것이 많다. 그 목록이 길수록 잘 사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겠다(237p).

- 당신에게 100억을 주겠다. 단 세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 불치병으로 평생 고통받으며 살아야 한다. 둘째, 가족도 다 떠나가고 모든 친구가 내게 등을 돌려버려서 마음 편하게 차 한잔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셋째, 절대로 일이나 공부를 해서는 안된다. 미래를 위한 자기 계발도 금지된다. 할 수 있는 것은 여행과 쇼핑뿐이다. 반드시 한 가지 조건은 선택해야 하고, 당장 돈을 받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조건을 선택할 건가요?


5장. 생존에서 존엄으로

11. (예비) ‘삶이 특별해지는 순간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라는 말이 있다(272p).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12. 타인을 아무렇지 않게 모욕하는 풍토는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모멸감에 취약한 심성에 대해 저마다 일정 부분씩 책임져야 한다(292P).

- 모멸감을 느끼는 건 개인의 처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불쑥 엄습하는 경멸과 모멸에 대항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태도는 뭘까요. 사회의 모멸에 가담하지 않으려면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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