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없을 것처럼 사랑한다는 것
엄마가 서울에 올라오는 날에는
사실 조금 부담스럽다 (도대체 이 표현은 무언가)
양 손 가득 반찬을 가득 담아오는 것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홍시 12개와 유자차 1병, 그리고 커다란 치즈까지.
깍두기도 잔뜩, 겨울 이불도 택배로 보내셨다.
"유자차 이런 거는 서울에도 파는 데 왜 가지고 왔어?"라는 나의 핀잔에
우리 엄마는 괜히 민망한지 "맛있어서. 너무 맛있어서."라고 하신다.
다음에는 기회가 없을 것처럼,
엄마가 아니면 아무도 안 챙겨줄까 봐 그렇게 퍼 나르는 울 엄마.
난 꼭, 다음이 있을 것처럼 사랑하는데...
그래서 미안하다.
받는 것마저도 심통 부리면서 받아서, 참 미안하다.
옆에서 잠든 엄마의 어깨를 괜히 만지작 거린다.
엄마가 다녀간 냉장고.
배가 부른 지 방실거리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