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수업]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주었어요./세르주 블로크
여백의 미가 가득한, 간결하지만 마음을 뚫고 들어오는 그림이 인상적인 세르주 블로크의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줄었어요>는 우리의 인생 길을 돌아보게 한다. 그림책은 터벅터벅 걸어가는 작은 소년이 길 위에 떨어진 작은 선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입꼬리가 내려간 채로 혼자서 걸어가는 소년은 빨간빛의 작은 선을 주워서 자세히 살펴본다. 그리곤 작은 선을 두 손에 소중히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보다 주머니에 넣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작은 선과의 만남은 시작된다.
소년은 집에 돌아와 이 작은 선을 다른 사람의 손에 쉽게 닿지 않는 높은 곳, 달팽이 집과 동글동글한 조약돌 옆에 둔다. 보물처럼 소중히! 이 때 소년의 얼굴엔 작은 미소가 어린다. 그러던 어느 날 선은 꿈틀거리며 소년에게 말을 건다.
이 작은 선은 무엇일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었어요.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슬픈 이야기도요......
우리는 위험한 길을 함께 걸었어요.
그리고 항상 함께 빠져나왔지요.
우리는 세계 방방곡곡을 누볐어요.
전시회도 하고......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멋진 인생이었지요!
작은 선은 소년과 함께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함께 벌벌 떨거나 소년을 위해 싸워주기도 하고, 때론 소년과 서로의 곁에서 가만히 앉아 있기도 하고 종종 숨어버리기도 한다. 작은 선은 소년에 날개가 되어주기도 하고 소년과 함께 아이들에게 꿈을 실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시 묻는다. 이 작은 선은 무엇일까?
책장을 넘겨가며 만나는 장면들에서 작은선은 창조성, 희망, 꿈, 마음, 상상력 등의 단어들을 연상시킨다. 이 다양한 단어들을 동시에 펼쳐놓고 다른 단어들에게 영향을 주거나 원인이 되는 하나의 핵심 단어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그 때 뽑게 되는 단어, ‘상상력'이다. 현실이라는 제한적인 생각이 만들어 낸 판단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는 마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생각,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대로 살 수 있는 현실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가는 힘, 이 모든 것의 열쇠는 '상상력'에 있다. 작은 상상력.
'작은선’은 이 책의 가장 탁월한 상징이다. 상상력은 위대하거나 보통사람이 하지 못하는 특별하거나 우월한 능력이 아니다. 상상력은 어린아이가 깡충깡충 뛰는 토끼를 흉내 내보는 놀이에도 있고, '오늘 자녀들을 위해 어떤 맛있는 음식을 해줄까?' 하는 부모의 마음속에도 있고, '아이들과 이런 수업을 해보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지 않을까'하는 교사의 수업 구상에도 있다. 상상력은 이렇게 작은 일상들 속에 함께하고 있다. 다만 그것에 힘을 주고 꿈틀거리고 자라게 하는 것은 이 작은 소년처럼 "힘내! 힘내!"하는 응원이다. 그 누구보다 이 작은 선과 늘 함께하는 사람, 바로 자기 자신, 스스로 해주는 응원이 상상력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상상력이 힘을 가지기 시작해서 해내는 많은 장면들이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이 장면이다. 아이들이 다 같이 웃는 장면, 아이들의 입가에 맺힌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서로를 활짝 웃게 해주는 장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자녀들이 입가에 미소가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해보자. 웃음을 잃은, 표정을 잃은 아이들을 생각해 보면 중고등학생 청소년이 먼저 떠오른다. 빛깔을 잃은 아이들, 빨간 빛깔처럼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을 잃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이나 제한 없이 앞으로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 것들에 대해 힘껏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아이들.
아이들의 미소를 되찾아 주기 위해서는 상상의 시간과 기회를 가정과 학교에서 되찾아 줄 수 있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 무엇인지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보여준다. 이 마지막 장면은 그림책의 첫 장면과 다시 연결된다. 어느 날 소년이 길에서 주었던 작은 선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게 되는 장면이다. 작은 소년이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어 자신의 생의 경험들이 담긴 선의 몸을 조금 잘라 남긴다. 이 작은 선에는 소년이 상상력과 함께한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이 상상력은 허상이나 공상이 아니라 소년이 삶을 통해 창조한 현실이다. 그래서 작은 조각이지만 붉은 빛깔처럼 강하고 힘이 있으며, 작은 조각으로도 충분하다. 아이들이 상상의 힘으로 삶을 가꾸어 가게 해줄 수 있는 작은 노력은 주변의 어른들이 스스로 '상상의 힘'으로 경험한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세르주 블로크의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주웠어요>를 함께 읽으며 당신의 작은 상상력과 함께 이룬 것들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 글은 나의 상상력이 담긴 작은 선이다.
- 작은 선은 무엇을 의미할까?
- 너를 웃게 하고, 너에게 날개를 달아 주고 너와 함께 자라고 멋진 인생을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
- 작은 선을 꿈틀거리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 너에게도 작은 선이 있니?
- 소년이 작은 선과 함께 한 장면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니? 왜 그 장면이 가장 좋을까?
- 너는 작은 선과 무엇을 함께하고 싶니?
- 상상력이 너의 삶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왜 친구일까?
- 너의 작은 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니?
- 다른 친구들의 작은 선(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겠니? 그때 어떻게 해주고 싶니?
- 너에게도 이 작은 선을 발견하게 해 준 사람이 있을까?
- 상상의 창문 만들기
: 교실 창가 한 구석에 '상상의 창문'이라는 구역을 정하여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물건들로(그림, 지구본, 색색의 구슬 등,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 조약돌 모음 등) 재미있게 꾸민다. 이 곳에서 아이들이 창밖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자신의 상상을 통해 한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상상 노트에 자신의 상상을 남겨보게 한다. "나는 무엇을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란 문구를 상상 노트가 높여있는 곳에 부착해두면 글로 상상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레지오 에밀리아의 접근법을 활용한 유치원들의 활동에서 아이디어 얻은 활동)
- 나의 작은 선 그리기
: 자신의 작은 선 (상상력)에 어울리는 색을 정해보고 자신의 작은 선(상상력)과 함께 한 경험을 그림과 한 문장의 글로 나타내 본다.
-사진에 그림 그리기
: 자신의 일상의 한 장면이 찍힌 사진을 출력한 종이에 사인펜으로 그림 그리기. 상상력을 발휘해서 자신의 일상을 바꾸어 보기.
- 응원구호 만들기
: 자신의 작은 선(상상력)을 응원하는 응원 구호 만들어 외쳐보기. 친구들과 함께 외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