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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디자인

디자이너의 사명

by Utopian Feb 21. 2025
You Are the sunchine of mylife

  여기에 아주 멋진 자동차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손으로 그것을 볼 수 있게 해 주실 수 있나요?

그는 매우 관심 있는 말투로 나에게 물었다. 함께 온 아들이 내게 그의 손을 건네어 주었고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득이하게 직접 만져 볼 수는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던 그 미래를 여는 모빌리티의 시작인 PBV를 그의 손이 느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우리가 디자인한 차량은 기존의 메이커가 제안하는 옵션에 의한 차량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제원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또 그 차량의 사용성을 외부 시장의 창의성에 맡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기도록 한 차량이다.

  차량의 외형부터 느낄 수 있도록 일반 차량보다는 극적으로 짧은 후드에서 A필라로 이어지는 곳으로 옮겼다. 기존의 앞의 엔진룸이 긴 미국 트럭이나 픽업과는 달라서인지 그는 박스형의 차량이 새로운 느낌이라는 대답을 한다. 그리곤 차의 높이를 알 수 있도록 루프쪽으로 그의 손을 안내하고 뒤쪽으로 이어지는 손길에 차량의 길이를 이야기한다. 이젠 가장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차량의 내부를 설명하기 위해 터치방식으로 열리는 도어 핸들에 그의 손을 안내했고 이내 차량은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은 도어핸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느낀다. 서서히 차량의 앞쪽문을 열고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리는 뒷문도 열어 준다.

 이번 콘셉트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에 하나인 마치 사무실의 책상이나 나만의 공간의 식탁과도 같은 넓고 평평한 대시보드에 그의 손을 안내한다. 그리곤 마치 도서관의 스탠드처럼 위로 접혀 올라가는 스티어링 휠에도 그가 느낄 수 있도록 손을 가져다준다. 스티어링휠이 올라가고 그 아래에는 은은한 조명이 켜져 마치 도서관과 같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에게 그 불빛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엔 2열 공간으로 넘어와 앞 뒤를 바라보게 할 수 있는 마치 예전의 기차 의자와 같은 2열 시트를 소개한다. 지금처럼 아들과 함께 미래의 제품을 보러 온 전설적인 '스티비 원더'처럼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2열 시트를 젖혀 3열에 앉은 사람과 마주 보게 하고 만약 나중에 이 차를 탄다면 이동중에 서로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누군가는 달리는 차량의 앞쪽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시 2열 시트를 젖혀 앞을 바라보게 할 수 있는 Bi-functional seat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간단한 조작이지만 그저 바라보는 곳을 바꿔주는 것으로 자동차는 방이 된다.

 

 "이 차량은 내부가 아주 넓은 것 같아요" " 그렇게 큰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외형에 비해서는 참 넓은 공간인 것 같아요". "자주 우리가 공연을 가는데 이런 차라면 앞에도 굉장히 넓고 평평한 운전공간이 있고 뒤쪽에도 공간이 넓으니 나 같은 뮤지션은 앞에는 피아노를 설치하고 뒤 쪽에는 성능이 좋은 스피커를 장착해서 콘서트를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그때마다 떠오르는 감정들을 연주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할 수 있을 것 같고, 공연 중에도 잠깐 쉬는 공간이 이러하다면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진솔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렇게나 오랫동안 지금도 여전히 전설인 스티비 원더는 천천히 손을 스치며 차량을 마음속에 그리는 듯하다. 자동차 디자이너로 많은 차량을 디자인하지만 우리가 만든 형상이 한참 동안 손으로 느끼며 기억에 남기는 그런 순간을 상상이나 했을까? 우리는 그렇게나 많은 교통약자를 위한 디자인 그리고 불편한 분들을 위한 디자인을 하지만 허상이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꼼꼼히 손으로 쓸어내리는 그의 순간은 자동차 디자이너로 디자인한 제품을 바라보던 수많은 고객들 중 가장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아닐까 했다. 그가 전설적인 가수가 아니라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진심을 보여주는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이젠 그런 세상이 온 것이 아닐까?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도구로서의 운송기기. 그는 이동 중에 음악을 하고 싶었다. 어디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담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아들과 매니저도 이런 저런 차량에 대한 것들을 물어보며 전설적인 가수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를 건넨다. 또한 그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음악이 만드는 미래의 모빌리티가 상상속에 그려진다. 자동차 디자인, 그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업의 본질이 되어간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는 우리가 준비한 다른 4대의 다른 크기의 차량들을 모두 둘러보고 한 참을 시간을 보내며 어떤 세상을 그려가는지 듣고 있었다. 바람이지만 유수의 메이커가 제안하는 그 아름다운 차량들만큼이나 우리가 보여준 새로운 공간에 대한 세계는 그의 마음에 기대되는 공간으로 심어져 있기를 기대한다.


 2024년 1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감동을 느꼈다. 1년이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어제 같이 생생한 순간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차량의 아름다움을 넘어 사람들의 기대에 어떤 성취감을 느꼈다. 사람들의 공감이 얼마나 기억에 남는 것인지 알게 됐다..

 디자인은 역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었다.

제품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그래서 구매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의미 있는 개선을 제안하는 이타적인 가치를 가진다.

디자인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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