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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ul 08. 2024

고양이 이소

육묘기간에 어미고양이는 여러 번에 걸쳐 둥지를 옮긴다. 양육 장소가 고정돼 있다 보면 그만큼 천적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어미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이소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민한 어미일수록 그리고 새끼가 많을수록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오전에 시작한 이소가 저녁이 다 되어서야 끝난 사례도 있다. 약 7~8시간이 걸린 셈인데, 어미고양이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도 어미가 목덜미를 물고 새로운 장소로 데려온 아깽이는 불안감에 이옹이옹 울었을 것이고, 어미는 또 그런 아깽이를 안정시키고 잠을 재우느라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흔히 이소를 할 때 기존의 은신처에 남은 아깽이와 새로운 은신처에 온 아깽이들이 불안감에 울곤 하는데, 이때 냥줍사건도 자주 발생한다. 오로지 아깽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소를 하다가 아이가 유괴당한다면 그 어미의 심정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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