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동네 브루어리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이 사는 동네에는 좋은 펍이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가 한두가지는 있고 가면 반가운 동네 분들도 있고, 서로에게 좋은 일은 같이 기뻐하고 cheers를 마음 통하게 툭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걸어서 설렁설렁 한잔 하고 돌아올 수 있으면 진짜 완벽하죠
저는 제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브루어리가 이 SAWDUST CITY Brewing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기쁘고 가장 완벽한 공간이라는 말에 더하고 뺼 것이 없습니다.
아 여기는 캐나다... 저는 시골의 한적한 곳에 있는지라 걸어가는 거리에 있지 않다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잔은 딱 할 수 있는 곳이라 눈이 펑펑오는 날 친구가 멀리서(차로 3시간 거리) 근무 끝나고 저녁 시간에 도착했을때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만나기로 한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눈 폭풍 예고가 있는 날이라 눈도 좀 많이 내리고 신랑과 제가 집을 나섰을 때 아이들만 남겨진 곳에 전기가 끊기진 않을까 잠깐 걱정은 했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차로 10 여분 내외로 도착할만한 거리니 뭐 눈오는 밤 거리 운전도 기꺼이 감내합니다.
친구가 너무 반가웠던 마음과 친구가 만들어온 ESB까지 너무나 맛있어서 행복했던 날의 기억입니다.
친구가 놀러왔는데 무척 반갑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에 맥주까지 너무나 맛있는 곳이라면 뭘 더 바라겠습니까. 진짜 말 그래도 최고이지요
저희가 이 동네에 이사오기 전에도 이 브루어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맥주가 정말 맛있어서 알고 있던 곳입니다.
그러나 신랑과 저는 또 하나 저희끼리 부르는 별명이 있습니다. ' 미친 브루어리'
왜냐하면 1년에 50여개의 라인업을 만들어내는 브루어리라서 그래요..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거의 매주에 새 맥주 라인업이 나온다는 말입니다. 맥주 만드시는 분들은 아실 거에요 매주 새로운 맥주 라인업이 하나씩 나온다는 거.. 그것도 동네 브루어리에서 말이지요. 말 그대로 맥주에 미친 사람들이 쉴새없이계속 새 맥주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는 말이 1년에 50 개의 라인업을 설명하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팬데믹 이후에 이 정도까지는 하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1년에 30개 이상의 라인업은 꾸준히 해내고 있습니다. 어휴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지요
그런데 또 뭐가 놀랍냐하면 진짜 맛이 좋아요.. 진짜 미쳤어요. 제가 Sawdustcity Brewing과 근처에서 지낸다는 것은 계속 새로운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말인데 이건 맥주 좋아하는 동네 주민으로서는 축복과 같은 일입니다.
제일 스테디한 라인은 LONE PINE 이라는 IPA 입니다. 이 맥주 마셔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브루어리의 내공을요 . IPA 라는 기본 라인이 얼마나 깔끔하고 완벽하게 단정한지 뭐 말을 붙이고 뗄 것이 전혀 없습니다. Westcoast IPA 의 신선하게 터지는 홉의 향을 퐝퐝 가지고있으면서 비터를 쫙 가라앉혀 놓은 맛이라 이 신선하고 화려한 IPA 를 어떻게 단정하게 맛을 잡아 놨는지 직접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이 브루어들이 맥주 맛에 얼마나 자유롭고 창의적인지 SOUR IPA 를 마셔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있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라인업이 계속 바뀌니까요) SOUR 와 IPA 를 블랜딩 해서 만드는 이 맥주는 저는 첫 모금에 우와악 ! 했습니다. 와 사우어라인이랑 IPA 이렇게 만나니까 정말 최고다 했던 맥주였습니다. 당장 한국에 보내서 한국의 친구들 마셔보라고 하고 싶었거든요 .
이 곳에 가면 항상 새로운 놀라움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 뭐 화이트 스타우트 를 메뉴판에서 보는 일이라든가 하는 것이지요. 항상 새로운 라인업을 기대하고 가게 되는 곳이지만 화이트 스타우트 라니요! 도대체 왜? 뭐 때문에? 무슨 장점을 살리고 싶어서 화이트 스타우트라는 걸 만드는 거지? 싶었죠. 스타우트 라는 건 그 뭐냐 크리스탈 몰트, 즉 다크 몰트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 아주 근본적인 흑맥주의 이미지 잖아요! 그래서 조금 샘플링 해서 마셔봤죠! 잘 모르겠는거에요 . 그래서 다음에 가서 더 마셔봤어요 내가 스타우트라는 맥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지? 깔끔하고 달게 올라오는 향이 있다 에서 스타우트 라고 해야 하나? 오르차타 라는 남미의 보편적인 음료를 차용해서 만든 스타우트였는데 알콜 도수도 약하고 게다가 남미에서 오르차타라는 음료를 마시는 것처럼 얼음을 넣어서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서 시원하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로 만든 거에요. 저는 이거 마시면서 딱 머리 속에 든 생각이 아 "약과" 랑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 였어요
그래서 다음에 약과를 가지고 가서 얼음 동동 띄운 화이트 스타우트와 먹어봤는데 꽤 괜찮았어요
한 낮에도 가볍게 마시고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도수와 시원하고 달달한 청량감이 좋았던 맥주였네요
(동네라서 자주 갈 수 있는데 집에 맥주가 많아서 생각보다 자주 못 가는 건 함정)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어요 .
맥주 좋아하시는 분이 무스코카에 오신다면 꼭 들러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LCBO 에는 Lone Pine 이 들어가 있겠지만 직접 방문하시면 뭘 사야 할지 진짜 한참 고민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도 꼭 말씀 드리고 싶네요
주말 낮에 설렁 설렁 나가서 한잔 하기 딱 좋은 브루어리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안주는 딱히 취향이 아니라서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저녁에 나가면 신랑은 버거랑 먹기도 해요. 가끔 수요일 저녁에 가서 빙고 나이트도 해요. 친구들이랑 간 날이 생일인데 금요일 저녁이라면 생일 축하 노래를 모두 같이 부르기도 하구요.
이런 동네 브루어리, 정말 딱! 완벽하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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