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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남부 여행

팍세(Pakse), 시판돈(Sipandon)

by Brandon

2015년 5월 캄보디아 국왕 생일 연휴를 맞아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의 열기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 시기였다. 루앙프라방, 방비엥을 가고 싶었지만 급히 가게 된 여행이라 버스를 타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라오스 남부지역인 팍세와 시판돈을 가기로 향했다.


여행의 결론부터 말하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라오스 여행 일정 동안 느꼈던 일희일비 감정을 모두 더해보고나니 제로가 되었다. 멋진 자연과 한적한 도시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느끼는가 했는데 사람들에게 속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항상 정신을 못 차리는 상황에 치달았다. 여행 중간 즈음에는 너무 화가 나서 바로 와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계획한 여정은 마무리짓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엔 돈 주고 살 수 없는 매우 독특한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팍세에서 느낀 즐거움
1. 팍세 시내에서 정처 없이 걷다가 타인의 일상을 내 것인 듯 들춰보다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라오스 커피 한잔 하면서 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백패커들 구경(마치 현지인이 구경하는 듯)

<팍세 시내 일부, 건물양식이 캄보디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 또한 어느 캄보디아 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라오스 음식을 먹고 싶어서 주인장한테 부탁을 해보아도 계속 먹어본 음식만 가져다주신다. 음식의 차이점 있다면 모든 음식에 라오스 맥주인 비어라오를 먹는다는 점...>



2. 팍세 시내에서 볼라벤 평원까지 오토바이로 이동, 탓판폭포 소리를 들으면서 맛이 너무 짠 볶음 쌀국수 먹기

<볼라벤 폭포, 바닥까지 내려가서 밑에서 한번 경치를 봤어야 했는데, 그게 좀 아쉽다>

3. 아무리 봐도 그냥 동남아 음식인데 끝까지 라오스 음식이라며 아줌마가 우긴, 찌 들어간 소시지에 라오 비어 먹기.

<라오스 음식이라고 먹은 소시지인데, 너무 짜서 물이 생각나는 맛>

시판돈에서 얻은 깨달음; 분노, 간절, 감사
1. 원래 돈뎃이라는 시판돈 근처 지역을 가야하는데 실수하여 돈뎃 위쪽인 돈콘에서 잘못 내림. 돈뎃 이동까지 모토로 18불(현지인의 갑질). 시판돈 근처 도착후 메콩강을 건너기 위해 보트 티켓값을 냈는데 추가 돈 안주면 안 간다고 2번째 갑질.
2. 밤에 되자 메콩강에 있는 온갖 벌레들이 급습, 문을 열면 벌레가 들어오고, 방은 덥고 습한데 선풍기만 있음. 오늘 하루가 무사히 가길 간절히 기도.
3. 빨리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구매한 버스 티켓이 알고 보니 가짜. 주인집 찾아보니 자긴 어제 가게 연적 없다고 함. 보트는 이미 떠났고 울며 겨자먹기로 티켓팅하고 보트를 구해서 탈출.
4. 드디어 국경을 넘고 스텅트랭에서 란도리급 승합차로 내려오는데 경찰한테 걸림. 알고 보니 해당 차량이 나무를 밀반입하다 걸림. 끄라체에서 2시간 붙잡혀있다가 평화롭게 뇌물을 주고 풀려남. 집에 오니 밤 11시(아침 8시 출발). 무사히 프놈펜에 복귀해서 너무 기뻤음.



이번 여행은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하며 매우 알찬 여정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 다신 시판돈은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지만, 그래도 라오스 특유의 폭포는 한 번쯤은 보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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