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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파미 Dec 20. 2016

나 혼자 동남아 삼국기 3편

3편. 재회

나 혼자 동남아 삼국기 (태국-캄보디아-라오스)





3편. 재회




경로 (총 31일/2015년 3월 2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4월 1일 밤 비행기로 돌아옴)

태국▶캄보디아▶라오스▶태국


인천 공항 - 방콕 수완나폼 공항 (뱅기) - 카오산로드 (택시) - 캄보디아 국경 뽀이펫 (카지노 버스) - 엠립 (택시) - 씨아누크빌 (심야버스) - 라오스 비엔티엔 (프놈펜에서 뱅기) - 방비엥 (버스) - 루앙프라방 (밴) - 루앙남타 (버스) - 라오스 국경 훼이싸이 (로컬버스) - 태국 국경 치앙콩 (국경버스) - 치앙라이 (로컬버스) - 치앙마이 (버스) - 방콕 (심야버스) - 수완나폼 공항 (지하철) - 인천 공항 (뱅기)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어제저녁에 밥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알게 된 타풀 키친 (일명 곰탕집) 으로 향했지. 혹시 방 나온 거 빠지면 안 되니까.

게스트하우스 겸 식당이라 숙식을 한꺼번에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일찌감치 찾아갔지만 우려했던 대로 빈방은 1개뿐.


'니가 여자니까 먼저 써라. 내일 방이 또 나올 수 있다니까 난 하루 다른데서 자고 이쪽으로 오던가 할게' 라고 배려를 하는 척했지.

하지만 난 내심 나 혼자의 여행이 3일 만에 뭔가 방해를 받고 있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게 됐어. 근데 차마 대놓고 그런 얘기는 못하겠더라구. 그래서 자연스럽게 방 문제로 떨어지면 괜찮겠다 싶었지. 그 바람에 난 방을 구하느라 땡볕을 2시간을 돌아다녔어. 젠장.


방을 구하고 그 친구를 만나 다음 일정 얘기도 하고 점심도 먹고 하는데 어쩐지 내가 자기를 피하는 느낌이 들었나 봐.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차갑게 대해서 너무 서운했다고 하는데, 너무 미안한 거야. 결국 난 사실대로 얘기했지. 혼자 다녀보고 싶다고. 미안해서 얘기를 못했다고.

그랬더니 그런 걸 왜 얘기 못하냐고 오히려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하잖아.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해를 풀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어. 


마침 그 친구는 카오산에서 같은 방에 있던 동생 하나가 찾아오니 그 친구와 일정을 짜겠다고 했고, 난 태국 오기전 동행구하다 알게된 50대 아저씨가 내일 캄보디아로 넘어가니까 나 있는 데로 오겠다는 거야. 그래서 위치를 대충 알려드리고 오늘 저녁을 즐기러 펍 스트리트로 나갔지. 

아휴 저녁이 되니까 관광객들로 사람이 득시글 거리는 구만. 우선 1달러짜리 망고주스 하나 사서 마시면서 둘러보니 피아노 사거리를 중심으로 식당, 술집, 마사지샵 등 즐비해.  

아직 시간이 일러서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미리 봐 둔 라이브 호프로 올라갔어. 앙코르 맥주와 닭다리 하나 시켰지만 드럽게 더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점점 적응되더라구. 곧이어 공연이 시작됐는데 바로 앞에서 보니 완전 신나. 밴드 두 팀이 번갈아가며 공연하는데 한팀은 마야의 '진달래꽃' 을 부르더라구. 발음이 너무 좋아서 신기했어.

1시까지 술로 달렸는데도 20달러가 채 안 나온 거 같아. 




마야의 "진달래꽃" 감상하기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p48vdGYpZk447CKL-n6tZEEC2XD0Ur



숙취가 있었지만 다음날 그 친구가 (앞으로 K양으로 부르겠음) 있는 카풀키친으로 갔더니 기다렸다는 듯 방이 하나 나왔더라고.

곰탕 한 그릇으로 해장하고 마당에서 쉬고 있으니 그 아저씨한테 전화가 왔는데 거의 다 왔다는 거야. 30분쯤 뒤에 그 아저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입구로 들어서는데 옆에 한 사람이 더있더라구,

"아니!! 이게 누구야??" 

바로 방콕으로 올 때 비행기 옆좌석에 앉아있던 그 청년! (앞으로 P군이라 부르겠음) 이런 우연이 다 있나.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 다행히도 2인실이 하나 나왔길래 둘이서 한방을 쓰는 걸로 했어.

앙코르와트 투어는 내가 미리 알아보던 한국어 투어로 하기로 했어. 차 한 대로 움직일 거니까 세명이면 부담이 없지. 남는 오후 시간에는 시내 돌아다니면서 야시장도 둘러보고 밥도먹고 마사지도 받고 티셔츠도 사고 숙소 마당에서 맥주 한잔하면서 마무리했지. 와!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드럽게 더워. 그리고 모기는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모기기피제도 소용없구만.


해 뜨는걸 보기로 미리 약속했기에 새벽 5시가 되니까 가이드 친구 (왓 옛)가 차를 몰고 왔는데 한국말을 너무 잘해. 와 진짜 신기해.

우리는 차를 타고 가서 3일짜리 티켓을 끊고 일출 보는 장소로 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더군.

가이드가 알려준 시간이 되니 사원 뒤쪽부터 서서히 밝아지고, 해가 '나야~' 하면서 얼굴을 빼꼼 내미는데 감개가 무량하더라구. 다들 사진찍느라 정신없고 나도 그 아저씨도 그리고 P군도 열심히 찍어댔지.






아침에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아침 먹고 본격적인 앙코르와트 투어가 시작됐어. 

캄보디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주변 국가와의 관계까지 설명을 들어가면서 보니까 앙코르와트 자체가 주는 경외감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을 정말 많이 느낄 수 있었지. 

다만,

진짜 너무 더워.

에어컨 빵빵한 차로 이동하고 얼음물로 목을 축이는데도 이 정도라니.

툭툭이로 왔으면 우린 죽었을지도 몰라.






이틀 연달아 차로 투어 하기엔 가격 부담이 있어서 길거리 돌아다니다 친해진 툭툭이 기사를 불렀어. 근데 알고보니 이 친구 나를 반나절 데리고 다닌 후에나 알아보더라고. 

외곽 쪽에 밴티 스라이를 보러 가는 길은 바람이 너무나 시원해. 길거리에서 쉬면서 마시는 사탕수수 음료는 정말 꿀맛. 씨엠립 로컬 시장 돌아다니고 마사지까지 한번 받고 나니 오늘 일정 끝.

팁으로 2달러 더 줬더니 이 녀석 감동한 표정이야. 소개 많이 해주겠다고 카톡ID 받아왔는데 뭘 잘못 받았나 봐 연결이 안돼. 혹시 또 가게 되면 시내를 돌아다녀봐야겠어. 정말 덩치에 비해 귀여운 친구였는데.






P군은 동행을 구하던 차에 다른 팀을 만나고 오더니 그 중 한 친구와 오늘 밤 바로 라오스로 넘어가겠다고 하고 우리는 어떻게 할 건지 묻더군. 

내가 원래 가려던 코스는 프놈펜을 거쳐 씨아눅빌로 갔다가 태국 꼬창으로 넘어가려던 계획이라 고민 끝에 남기로 했지만 K양은 그쪽과 같이 가기로 했지. K양은 일정이 3주로 조금 짧았거든.

슬리핑 버스로 팍세로 간다는 그들을 배웅하고 나와 그 아저씨만 남겨지니 휑하네. 나는 잽싸게 그 다른팀중 베트남으로 갈 거라는 2명과 접선을 시도했지. 그 중 한 명은 씨아눅빌로 같거라고 들었거든. 


다음날 아침에 만나보니 20대와 30대 아가씨 둘. 오늘 톤레삽 일정이 있으니 내일 밤 버스로 같이가는걸로 합의. 마침 아무 일정 없던 나는 오후 톤레삽 일정에 합류해서 신나게 놈.

물론 그 아저씨가 씨아눅빌을 같이 가자고 했지만 난 여기서 하루이틀 더 있으면서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거짓말을 했어. 왜냐면 몇일 다녀보니까 나랑은 좀 안맞더라구. 아저씨 죄송!


톤레삽은 TV에 나온 걸 봤던지라 그냥 적당한 호수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완전 바다 같아서 조금 겁이 나더라. 뒤에 노젓는 친구는 신났는데 난 약간 얼었어. 

호수까지 가는 강변을 왕복해주던 보트에서 음악을 들으며 노을 지는걸 뱃머리에 앉아서 보고 있으니 정말 나는 누구인지. 사는 게 뭔지.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정말 무념무상으로 하염없이 노을을 바라보게 되더라. 

저녁엔 툭툭이 기사 아저씨랑 친해져서 다 같이 크메르 바베큐를 먹으러 갔지. 물론 로컬 식당이고 무한리필집인데 아저씨가 추천하는 집이지. 

근데 도착해보니까 이틀 전에 한국어 가이드하던 친구가 소개해줘서 먹었던 집이더라고! 

아무튼 그날 보다는 조금 시원한데서 선풍기 쐬어가며 맛있게 저녁을 먹었지.






버스 티켓은 전날 알아보던 여행사 중에 한 군데서 끊었어. 슬리핑이냐 아니냐를 재차 확인했고 버스 그림부터 가격까지 꼼꼼히 체크했지. 나중에 버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 맡기고 로비 의자에 앉아있으니 상당히 무료해. 딱히 할일도 없고 돌아다니자니 더워 미칠것 같고.


시간이 다 되니 사람을 몇 태운 미니버스 하나 도착. 그걸 타고 몇 군데를 더 돌고 나서야 슬리핑 버스에 오를 수 있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어.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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