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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실 Mar 27. 2021

지금까지의 시간

선택에 따른 결과

시간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허락된 시간을 살고 있다. 누구나 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는다. 따라서 시간을 관리한다는 말은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행동을 관리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나 또한 그래왔다. 하지만 이제는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원하는 삶을 살 때 시간이 저절로 절약되고 의미가 생긴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의 이유로 원하는 삶을 저 멀리 미뤄만 놓는다면 좋은 타이밍을 놓치고 후회를 만나게 된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같이 움직여야 한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먼저 시간의 박스 안에 어떤 상태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나의 시간 사용을 제대로 보고 알아차리는 급선무다.


월리를 찾아라


영국 작가 마틴 핸드포드의 대표작인 "월리를 찾아라" 책을 기억하는가? 이 책은 거대한 한 장의 그림 속에서 동그란 뿔테 안경에 빨간색 방울이 달린 모자를 쓰고 흰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는 줄무늬 상의를 입은 월리는 찾는 것이 미션이다. 이 그림 속에서 월리는 주변에 매우 빽빽하게 그려진 비슷한 모습의 인물과 사물에 숨겨져 있어서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 번은 도전했다가 너무 헷갈려서 찾는데 시간이 꽤 결렸던 기억이 난다. 왜 이렇게 찾는 것이 힘이 들고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월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과 사물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찾는 과정에서 시선이 분산되고 시간과 에너지가 더 소모되어 힘들다고 느끼게 된다.


업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도 마찬가지다. 일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혼자 하는 일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하는 일이 많다.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뒤섞이게 된다. 처음에는 구분이 되지만 어느 순간 시간 부족으로 일단 빨리하는 쪽을 택한다. 바쁘게 하고 있지만, 진척되는 일이 없다. 점점 지쳐가는 자신을 일으켜 세워보지만 역부족이다. 일에 대한 만족감은 낮아지고 집중력은 저하된다. 심지어 너무 힘들고 지쳐 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마음마저 든다. 무엇이 문제이며,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머리가 지끈!! 지끈!!


입사 초기 때 주어진 일에 있어 이름처럼 성실한 예스맨이었다. 주변에서 오는 일들을 무조건 수용하며 받아들였고 맡겨진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 성과로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야근은 나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친구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자원과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알아채지 못했다. 기쁨은 잠시뿐 좌절이 코앞에 있음을 말이다.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가 이리저리 분산되고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던가? 여기저기 실수 연발로 주변으로부터 시선이 따가웠고 자존감도 낮아져 이제는 무언가를 잘해 낼 수 있을까?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가면 갈수록 업무 성과는 하락 곡선을 그렸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일어난 일을 회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이 경험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는 것과 덜 중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가 사용되면
성과로 이어지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기에 몰랐던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현장을 보면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 모든 사람의 요청을 다 수용하려고 한다. 본질적인 일과 비본질적인 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주어진 문제가 제대로 된 문제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문제 해결에만 온통 힘을 쓴다. 따라서 바쁘게 일하지만, 생산성이 낮고 성과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혹시 이런 슬럼프에 빠져 있다면 지금까지의 시간을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 올바른 기준에 따라 본질적인 일과 비본질적인 일을 수시로 구분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선택이라는 행위를 우리는 할 수 있다. 나폴레옹이 했던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결과이다.”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다시 부메랑처럼 내 삶으로 돌아온다. ‘내 상황은 왜 이럴까?’ 후회하고 있다면 후회할 일에 시간을 많이 썼기 때문이고 행복을 경험하고 있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정해진 방식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중요한 일을 선별해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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