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니?

우리는 그렇게 하나로 연결된 바다였다

by 행복스쿨 윤정현

너는 누구니?

난 바닷물이야!


나도 바닷물인데.

뭐 우리는 같은 바다에 사니깐.


근데 우리는 왜 너와 나일까?

그야, 너는 거기 있고

나는 여기에 있잖아!


음, 그렇군.

우린 얼마나 여기에 살았을까?

글쎄,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여기 사셨고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사셨는데

그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니?

나는 동태평양 바다에서 왔어.

너는 어디에서 왔어?

나는 남대서양 바다에서 왔어.


멀리서 여행 왔구나!

그런데 우리의 나라 구별이 필요할까?

그러게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나고

또 평생을 같이 있을 것 같아도

곧 다시 헤어져 만나지 못하는데 말야.


그러고 보면 너와 나의 구별도

필요하지 않은 거 같아.

네가 있던 자리에 어제 내가 있었고

내가 있던 자리에 네가 있었잖아.


그러네.

그런데 우리는 그 오랜 시간을

수많은 조상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돌고 돌아 왜 여기에 와 있을까?


그것은 연결이 아닐까?


과게에서 오늘 그리고 미래로

우리는 물이었으며 수증기였고

얼음이었으며 바다였다.


산정상에도 존재했고

깊은 계곡에도 떨어졌으며

골짜기와 강을 지나 수많은 너를 만났고

다시 바다에서 우리는 하나였다.


바다에서 하늘로 솟구쳐 오르기도 하였고

다시 땅으로 처박혀

모든 것을 상실하기도 하였다.


갈라지고 만나고

사라지고 다시 우연처럼 나타나

섞이고 하나 되면서

너와 나의 구별이 생기고

저기와 여기의 차이가 만들어졌다.


그랬던 시대의 기억들은

다시 조각조각 서로를 맞춰가고 있다.

혼자는 살아갈 수 없기에

혼자는 날 수 없기에

너무나 외로운 존재들이 만나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고 의문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본래 하나가 아니었는가?

다시 만나 긴긴날의 회포를 풀고

하나가 되고 싶은 영혼들이

먼저 다가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의심하는 영혼들은 검증한다.

진짜인가?

거짓이 아닌가?

또 무엇을 속이려고.

허어, 근데 다르다.

무언가 다르다.


그 다름이 검증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하나가 된다.

우리는 모두가 그 시간을 기다렸고

우리는 모두가 그날이 오기를 바랬다.

그리고 누가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기를

아주 오래전 약속을 기다리고 있었다.


먼 훗날에

그 약속이 이루어지리라는

우리 조상의 조상들이 예언한

그날이 반드시 와야만 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사랑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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