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으시다고 하면 그런 줄 알았고, 아프시다고 하면 으레 엄마의 노래인 줄 알았다. 폐암 소견으로 척추뼈는 여러 곳이 골절되어 있었는데 조직검사는 노쇠한 엄마에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병원서 퇴원하던 날, 엄마는 집에 간다고 생각하셨을 텐데 나는 엄마의 생각은 묻지도 않고 요양병원에 보냈다. 요양병원에 모시고서야 내가 청개구리라는 것을 알았다. 가을비는 자주 내렸고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르는 날들이 지나갔다. 빗소리에 청개구리가 되어 나는 더욱 크게 울었다.
엄마랑 있으면서 내가 바쁜 시간을 어렵게 내서 엄마랑 놀아준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아픈 엄마가 온 마음을 내서 딸하고 놀아준 것이었다. 이제 요양병원에 모신 지 한 달. 울다가 먹다가 자다가, 오늘은 주치의를 만나 엄마를 다시 집으로 모시면 어떨까 물어봤다. 그리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집으로 혼자 돌아와 또 운다.
온통 붉게 깔린 저 단풍길을 보았다면 엄마는 무어라 했을까. 엄마의 예쁜 말을 그토록 많이 듣고도 봄꽃보다 화사한 단풍 꽃길을 엄마가 무어라 했을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이쁘다.
대단하다.
꽃 같다.
울지 마라.
그 새벽, 쓰러진 엄마를 일으킬 수 없어서 엄마 옆에 누웠다. 응급차가 오고 사람들이 올 때까지 엄마 옆에 누워 눈물을 흘리자 당신이 아픈 것은 잊은 채 엄마는 오로지 딸의 눈물만 봤다.
“울지 마. 엄만 괜찮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