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열정으로

오래도록

"과한 열정보다는 꾸준히 하겠다는 마음이 더 오래가는 비결이에요.”

선생님의 이 한마디가 마음에 남았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열정이 많을수록 더 잘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시작한다.

새로운 스케치북과 연필을 사들고,

오늘은 멋진 작품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몇 장의 도화지가 채워지기도 전에

힘이 빠진다.

선이 마음처럼 그려지지 않을 때,

원하는 명암이 나오지 않을 때

조바심과 피로가 몰려온다.

그때 선생님이 말했던

"천천히, 과하지 않게"의 의미가 떠올랐다.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그리는 것.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의 선 하나에 집중하는 것.

그 마음이야말로 더 오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비결이었다.

사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불타는 열정으로 시작한 계획이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큰 목표를 이루고 싶어 안달이 난다.

하지만 작은 실패가 쌓이면 실망하고 포기한다.

그래서 이제는 다르게 해보려고 한다.

"오늘만 잘하자."

그 작은 다짐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

내일의 불안보다 오늘의 선 하나에 집중하는 것.

완벽한 그림이 아니라, 매일 그려가는 그림.

그림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림의 선도, 인생의 길도 그렇다.

열정이 아니라 꾸준함이 더 단단한 힘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하루의 선 하나씩 그려가는 것.

그 마음이 결국 오래가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