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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Dec 20. 2024

일단 시작

가보는 거야!

스케치를 시작할 때마다 늘 겁이 난다.

잘 그리고 싶은 욕심과

잘 그려지지 않을 거라는 불안이 동시에 밀려온다.


'이렇게 그려도 될까?'

'혹시 망치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들로 손이 멈출 때가 많다.

연필 끝은 종이 위에 닿아있지만,

선 하나 긋는 일이 그리 어려울 줄이야.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그리지 않으면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오히려 손이 멈추는 아이러니.

완벽한 첫 선을 그리려다

아무 선도 그리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요즘엔 그냥 뭐라도 그려본다.

완벽한 선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크게 그어도, 삐뚤빼뚤해도,

종이에 흔적이 남는 그 순간

이미 나는 시작한 것이 된다.


신기하게도,

일단 그리기 시작하면 다음 선이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는 두렵지만,

선 하나가 그어지고 나면

그다음에 어떤 선을 그릴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잘못된 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지우개를 쓰면 된다.

처음부터 잘 그릴 필요는 없다.

그저 시작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


사실, 삶도 그렇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렵다.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그래서 머뭇거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흘려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삶도 스케치처럼 먼저 시작해야 한다.

완벽한 첫걸음을 요구하지 말고,

흔들려도, 틀려도, 어설퍼도 괜찮으니까.

그냥 한 발 내디뎌보는 거다.

그 첫 발자국이 새로운 길의 시작이 된다.


하얀 도화지에 선 하나를 긋는 순간,

흰색의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처럼.

삶의 빈칸에도 작은 흔적 하나 남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무언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오늘도 나는 스케치를 시작한다.

어떻게 완성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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